인턴 지원율 54.6% 그쳐…레지던트 1년차는 72명 모집에 5명 지원
내·외·산·소·응급 등 필수의료 무더기 미달…수련현장 정상화 아직 먼 길
의정갈등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대구지역 전공의 지원이 올 하반기 모집에서 다시 주춤했다. 인턴은 모집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기는 데 그쳤고, 레지던트 1년차는 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지원자를 찾기 어려웠다. 특히 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과목은 대부분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전공의 복귀와 별개로 필수의료 인력난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5곳의 2026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을 모집한 4개 병원의 모집 인원은 모두 163명으로, 지원자는 89명에 그쳤다. 단순 지원율은 54.6%다.
병원별로 보면 경북대병원은 인턴 67명 모집에 36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53.7%에 머물렀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38명 모집에 23명(60.5%), 영남대병원은 33명 모집에 20명(60.6%), 대구가톨릭대병원은 25명 모집에 10명(40.0%)이 지원했다. 어느 병원도 인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문제는 레지던트 1년차다. 이번 하반기 모집에서 5개 병원이 모두 72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5명에 불과했다. 단순 지원율로는 6.9% 수준이다. 이마저도 특정 인기 과목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필수의료 과목은 사실상 '지원자 0명' 상태가 이어졌다.
경북대병원은 레지던트 1년차 33명을 모집했지만 성형외과에 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신경과·진단검사의학과·가정의학과·응급의학과 등은 지원자가 없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레지던트 1년차 15명 모집에 성형외과 지원자 3명이 몰렸지만 가정의학과·외과·방사선종양학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병리과·심장혈관흉부외과·핵의학과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11명 모집에 내과 지원자 1명만 있었고 외과·산부인과·진단검사의학과·가정의학과·응급의학과는 모두 지원자가 없었다. 영남대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외과·응급의학과·핵의학과에서 4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전무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역시 방사선종양학과·병리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핵의학과에서 레지던트 1년차 9명을 모집했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의정갈등 이후 조금씩 살아나던 전공의 지원 분위기와도 대조된다.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의 레지던트 1년차 지원율은 2025년 상반기 3.3%(270명 모집·9명 지원)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72.1%(215명 모집·155명 지원)까지 회복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한 전체 모집에서 1천237명 모집에 620명이 지원해 50.1%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다만 각 모집 시기마다 모집 대상과 범위가 달라 지원율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모집 결과는 전체 전공의 숫자보다 필수의료 과목의 인력 공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의료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대구지역 주요 대학병원에서 외과와 응급의학과는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지원 결과가 나왔고,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역시 지원자를 찾기 어려웠다. 전공의가 담당해 온 당직과 입원환자 관리 등의 공백이 교수·전문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지역 필수의료 진료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수련환경과 처우에 대한 불만에 더해 필수의료 분야의 높은 업무 강도와 의료사고 부담, 낮은 보상, 전문의 취득 이후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공의 복귀 자체를 넘어 필수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수련환경과 전문의 중심의 진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전공의 지원율이 상당 부분 회복되면서 수련병원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하반기 모집 결과를 보면 필수의료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단순히 전체 전공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필수의료를 선택해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전망을 줄 수 있는 수련환경과 보상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