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영업익 20.8%↓·기아 4.9%↓
중국 5개사 유럽 판매 65% 급증…일본 업체 첫 추월
미국발 관세 부담으로 현대자동차·기아의 수익성이 압박받는 가운데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과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당장은 관세와 생산 차질 등이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전동화 기술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까지 거세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방어 부담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매출은 늘어도 수익성은 악화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조8천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9조2천153억원으로 1.9% 늘어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8%에 머물렀다. 글로벌 판매도 99만1천885대로 6.9%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 관세 영향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도 판매와 매출이 늘었지만 이익은 뒷걸음질쳤다. 2분기 영업이익은 2조6천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판매량은 85만1천639대로 역대 분기 최다 수준을 기록했고 매출도 33조370억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비용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했다.
현대차·기아가 당장의 관세 충격을 흡수하는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시장 공세다. 지난 5월 BYD와 상하이자동차(SAIC), 지리, 체리, 립모터 등 중국 5개 업체가 유럽 31개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13만8천410대로 전년 동월보다 65% 늘었다. 같은 기간 도요타·닛산 등 일본 6개 업체의 13만424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중국 업체들은 유럽연합(EU)의 관세 장벽에도 현지 생산과 전기차·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를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BYD는 유럽에서 판매할 전기차의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등 중국 업체들의 전략도 단순 수출에서 현지화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 확대되는 중국차 영향력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천5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7% 급증했다. 국내 전체 전기차 신규 등록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26.8%에서 올해 35.0%로 높아졌다. 전기차 3대 가운데 1대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 셈이다.
중국산 자동차의 확대는 전기차에만 그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등록된 중국산 수입차는 7만9천44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7.8% 증가했고, 제조국 기준 수입차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41.2%까지 올라갔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에 BYD와 폴스타 등 중국 생산 차량이 가세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와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의 2분기 전동화 차량 판매는 26만6천627대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고,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18만7천661대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운영하면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낮추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두 개의 전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관세와 비용 상승을 흡수하며 수익성을 지켜야 하고,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중국 업체들과 가격·상품성 경쟁을 벌여야 한다. 관세라는 단기 충격을 넘어 중국차의 글로벌 확장이 현대차·기아의 중장기 수익성을 가를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