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시의회, 의료 공백 막아야 하지만 '묻지마 지원'도 곤란
"전문의 확보·환자 수용률 등 성과 연계 지원 필요"
경북 영천시와 영천시의회(이하 두 기관)가 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이자 응급의료기관인 영남대학교 영천병원(영천영대병원)의 응급의료 재정 지원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서란 현실론과 의료서비스 질 개선 효과가 안보이는 과도한 지원으로 전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서다.
11일 두 기관 등에 따르면 영천영대병원은 2~3년 전부터 전담의사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응급의료 운영에 어려움을 표시해왔다.
올해는 오는 10월 응급의료기관 지정 만료를 앞두고 응급실 유지 등에 필요한 20억원 이상의 재정 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은 2024년 8월 영천영대병원이 응급실 운영 중단 등을 검토하자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그해 17억5천200만원, 2025년 18억8천500만원, 올해 18억8천400만원 등 최근 3년간 국비 포함 55억2천100여만원을 지원했다.
두 기관을 비롯해 시민 상당수는 의료 권리 확보와 지역 의료 안정망 구축 등을 위해 재정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영천영대병원의 응급의료 서비스 수준이 시민들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음에도 병원측 논리만 반영한 '묻지마 지원'이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영천영대병원 응급실 전담의사는 올해 초까지 5명에서 현재는 3명으로 줄었다. 지난 2월까지 4천만원대였던 월급 수준을 최대 7천8백만원까지 올렸지만 3명이 퇴사하고 1명만 충원된 상태다.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에 필요한 응급의학과와 흉부외과 전담의사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영천영대병원과 지역외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응급환자 비율도 영천소방서 구급활동의 경우 각각 50% 안팎이었지만 사설구급차량은 90% 정도가 지역외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병원 재정 지원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영천시의원은 "어떤 조건으로, 무엇을 위해 재정 지원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전담의사 확보와 응급환자 수용률, 지역외 이송률, 진료 역량 등 객관적 지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지원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응급의료 공백 방지와 합리적 재정 지원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의회 및 병원과 협의를 이어가며 시민들이 체감하는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