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업의 사업성 판단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미분양 장기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분양가를 추가로 높이기 어려워지면서 토지 원가가 사업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에서는 공매 등을 거쳐 토지 가격이 조정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개발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통계정보와 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 분양물량은 2020년 2만9천960가구에서 지난해 2천644가구로 감소했다. 5년 만에 약 91% 줄어든 것이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에 미분양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규 분양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 6월 30일 기준 대구 미분양은 4천383가구이며,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3천575가구를 차지했다.
분양시장 전망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월 대구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8.3으로 전월 81.8보다 3.5포인트(p) 하락했다.
기존 주택시장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드메이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9.49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주택 가격과의 격차를 고려하면 신규 분양가를 추가로 높이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분양가 인상 여력이 제한되면서 사업성 판단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와 금융비용보다 사업장별 편차가 큰 토지 원가가 사업성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사업이 재개된 현장도 공매 등을 거치며 토지 가격이 조정된 곳이 대부분이다.
달서구 감삼동 개발사업은 공매 이후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동구 신천동 주상복합 개발사업도 공매를 거친 뒤 지역 건설사인 서한이 시공을 맡아 공사에 들어갔다.
중구 계산동 주상복합 사업 역시 공매를 통해 토지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 사업계획 변경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여러 차례 유찰을 거치면서 토지 가격이 낮아진 뒤 다시 추진되고 있다.
반면 높은 토지 매입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사업장은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대부분 사업장이 공통으로 부담하는 비용인 반면 토지 원가는 사업장별 차이가 커 사업 추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과거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사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였지만 최근에는 토지 원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공사비와 금융비용은 지역별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분양가는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 한계가 있어 토지 원가가 사업성을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에서도 공매 등을 통해 토지 가격이 낮아진 사업장을 우선 검토하는 사례가 있다"며 "토지 원가가 낮아질수록 사업 수지가 개선되고 자금 조달 여건도 상대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동안 토지 원가를 중심으로 사업성을 재검토하는 흐름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