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안내 525명·228억원, 실제 신고 379명 평균 4673만원 건기식 중고거래 위반 게시물 1만4729건… 개봉 판매가 최다
추석 선물 되팔기가 몰리는 연휴 직후지만, 중고거래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이용자는 전국에서 379명뿐이다. 1인당 평균 수입은 4673만원이었다. 국세청이 2024년 국정감사 때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중고거래 플랫폼 소득세 신고 현황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다. 세금을 가르는 선은 판매 금액이 아니라 계속성과 사업성이다. 정작 명절 선물을 올린 개인이 걸려 넘어지는 쪽은 세금이 아니라 홍삼·와인·상비약 같은 품목 규제다.
◆ 신고자 379명이 177억원, 상위 10명이 22억원
2024년 국정감사 때 제출된 같은 자료를 보면 국세청이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에게 처음 보낸 종합소득세 신고 안내 대상은 525명이었다. 안내된 총 수입금액은 228억29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신고한 사람은 379명, 신고 수입은 177억1400만원이다.
숫자를 쪼개면 성격이 드러난다. 신고자 상위 10명의 수입 신고액만 22억5400만원, 1인 평균 2억2500만원이다. 명절에 받은 선물세트 몇 개를 처분한 개인과는 거리가 먼 규모다.
안내문은 세액이 확정된 고지서가 아니라 신고하라는 통지다.
◆ 연 50회·4800만원, 그리고 14개 플랫폼의 분기별 자료
국세청이 안내 대상을 뽑는 기준은 통신판매 사업자 기준을 준용한 연 50회 이상·4800만원 이상 거래다. 플랫폼이 국세청에 판매·중개 내역을 넘기는 기준은 연 50회·4000만원이다. 자료는 분기마다 낸다. 2023년 7월 거래분부터 당근·번개장터 등 14개 플랫폼 자료를 모은다.
개인이 쓰던 생활용품이나 명절 선물을 한두 차례 처분한 것은 소득세법상 열거된 소득이 아니다. 금액과 상관없이 과세 대상이 아니다. 반복성과 영리 목적이 없으면 사업소득이 성립하지 않는다.
문제는 기준선에 걸리는 방식이다. 안 팔린 물건을 다시 올리려고 기존 글을 '거래 완료'로 처리했다가 추정 수입금액에 잡힌 사례가 확인됐다. 흥정을 유도하려 가격을 9999만원으로 적어 둔 뒤 완료를 누른 이용자도 국세청 검증 과정에서 드러났다. 한 이용자는 이 방식으로 400만원가량의 종합소득세 안내를 받고 통장 입금 내역을 세무서에 냈다.
◆ "정확한 소득이 잡히는 시스템부터"… 소명은 개인 몫
한국세무사회의 한 임원은 2024년 5월 방송 인터뷰에서 "정확한 매출이 파악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비돼야 될 것 같다"며 "'거래완료'나 '거래체결' 등 정확한 소득 금액 파악이 우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세무업계와 플랫폼 업계에서는 호가와 허수 거래 데이터로 대상자를 추리는 방식을 문제 삼는다. 사업성이 없는 일반 이용자가 계좌 내역을 떼어 스스로 소명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는다는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 24일 내놓은 2026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이 대목을 짚었다. 국세청이 중고거래 자료는 과세 안내에 쓰면서, 중고 유통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 확대는 거래 불투명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세청은 일반 이용자가 안내문을 받는 일이 줄도록 기준을 높이겠다고 국회에서 밝힌 바 있다.
◆ 홍삼은 미개봉·연 10회, 위반 게시물 1만4729건
명절 선물의 단골인 건강기능식품은 세금보다 규제가 먼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시범사업에 따라 개인 간 거래는 지정된 플랫폼에서 미개봉·소비기한 내 제품을 연간 누적 10회까지만 팔 수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기존 30만원 누적 금액 상한과 잔여 소비기한 6개월 요건을 없애고 연 10회 제한만 남겼다.
서미화 의원실이 지난 3월 공개한 식약처 자료를 보면 시범사업 1년7개월간 건기식 개인 간 거래액은 52억8274만원, 17만1442건이었다. 이 가운데 당근이 51억2758만원으로 9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게시글 48만2675건 중 규정 위반으로 조치된 것은 1만4729건, 위반율 3.05%다. 위반 유형은 개봉 제품 판매가 2632건으로 가장 많았다.
해외 직구로 들여온 건강기능식품과 자가사용 면세품은 중고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관세법과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위반이다.
◆ 와인·양주는 3년 이하 징역, 파스 한 통도 약사법 위반
선물세트에 든 주류는 면허 없는 개인이 돈을 받고 넘길 수 없다. 조세범 처벌법은 무면허 주류 판매에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정하고 있다. 추석 선물로 받은 양주와 와인을 올렸다가 게시글이 삭제되고 계정 이용 정지 경고를 받은 사례가 플랫폼에서 나왔다.
파스·감기약 같은 일반의약품은 미개봉이어도 약사법상 무자격 판매다. 증정용 비매품 화장품과 개봉된 건기식도 재판매가 막혀 있다. 식약처가 지난달 발표한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광고 합동점검에서는 432건이 적발돼 차단됐다.
한 세무법인 세무사는 "과세 판단 기준은 계속성과 사업성"이라며 "거래 횟수 등 구체적인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케이스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