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車부품 공장에 스타트업 기술 이식…내연기관 넘어 미래산업으로

입력 2026-08-10 15: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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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웰이엔지, 40년 업력 범서 인수…기존 고용 유지하며 전기차·방산·우주항공으로 사업 확장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범서 본사 모습. 회사는 최근 스타트업 두웰이엔지 인수합병을 통해 차부품사에서 미래 첨단산업 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범서 본사 모습. 회사는 최근 스타트업 두웰이엔지 인수합병을 통해 차부품사에서 미래 첨단산업 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자동차부품 기업 '범서'의 공장에서는 내연기관 부품 생산라인과 전기차용 신제품 시제품 테스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정밀가공·양산 기술에 스타트업의 소재 접합 기술이 더해지면서 전통 제조공장이 미래산업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소재기술 스타트업 두웰이엔지는 최근 약 40년 업력의 부품사 범서를 인수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두웰이엔지는 구리와 알루미늄 등 성질이 다른 금속을 결합하는 마찰교반용접(FSW)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소재를 녹이지 않고 마찰열로 접합해 불순물 발생을 줄이면서 강도와 전기전도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대표 제품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배터리에서 전류를 전달하는 '바이메탈 버스바'다. 전도성이 높은 구리와 가볍고 가격이 낮은 알루미늄을 결합해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발열이 집중되는 부분에만 구리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알루미늄으로 구성한 고효율 냉각 플레이트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열 관리가 중요한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인수합병을 통해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제조 기반을 마련했다. 스타트업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공장과 설비, 숙련인력, 양산 경험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범서는 오랜 기간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며 가공기술과 생산체계를 축적해 왔다. 두웰이엔지는 범서의 제조 역량을 이어받아 연구개발에 머물렀던 기술을 시제품과 양산으로 연결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홍상휘 범서 대표가 자사의 새로운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 대표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를 개발해 지역 제조업의 잠재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우태 기자
홍상휘 범서 대표가 자사의 새로운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 대표는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를 개발해 지역 제조업의 잠재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우태 기자

범서의 기존 사업도 중단하지 않았다. 내연기관 부품 생산과 미래차 부품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수익성이 낮아진 수동 생산라인도 당장 정리하지 않고 기존 생산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인수 후에도 신규 인력을 충원했으며, 향후 3년간 추가 채용도 계획하고 있다.

홍상휘 범서·두웰이엔지 대표는 "당장은 활용도가 낮은 생산라인과 인력이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맞다. 새로운 양산 물량이 확보되면 수동라인을 자동화라인으로 전환하고 필요한 인력도 더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 영역을 방산·우주항공으로도 넓힌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홍 대표는 "우선 전기차와 전력산업에 필요한 버스바·열관리 제품의 양산 기반을 확보하고, 다음 단계로 방탄소재와 우주항공용 특수소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지역 제조기업이 쌓아온 설비와 기술, 숙련인력을 지키면서 새로운 기술을 결합하면 기존 공장도 미래산업의 생산거점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