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오만, 새 항로 좌표 합의…해협 재개방은 미국의 선행 조치 달려
이란이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항로 협상이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면서도, 해협의 완전한 재개방을 위해 미국이 6가지 조건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9일 호르무즈 해협 항로 합의가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양해각서(MOU) 위반에 대한 배상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제시한 6가지 조건은 대이란 위협 및 공격 영구 중단, 전쟁 종식, 해상봉쇄 해제, 역내 미군 철수, 전쟁 피해에 대한 완전한 배상, 제재 철회 및 동결자산 해제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란 국영방송에서 "미국이 행동을 교정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MOU보다 강경해진 조건이다. 당시 MOU에는 최종 핵 합의 일정에 맞춰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에는 해협을 열기 전에 제재부터 해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미국 당국자는 8일 이란과 오만 간 합의가 임박했으며 조만간 해협이 재개방될 수 있다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란과 오만 사이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며 "선박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교통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 중인 항로 방안에 따르면, 입항 선박은 이란 영해를 통과하는 북쪽 항로를, 출항 선박은 오만 영해의 남쪽 항로를 이용하게 된다. 미국 언론은 이 잠정 합의의 유효 기간을 60일로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의 영해가 맞닿은 수로로, 평시 기준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해 운반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무력화를 목표로 공습을 개시했으며, 6월 체결된 휴전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 항로 분쟁으로 수주 만에 붕괴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빠른 시간 내에 재개방되지 않으면 미국 내 에너지 및 소비자 물가가 상승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측은 이란의 새로운 요구에 즉각적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며, 호르무즈 해협 관리 합의를 먼저 마련한 뒤 해상봉쇄를 종료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