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안 듣고 최대 700만원까지 챙긴 포항 A대학 '유령 선수' 등 19명 무더기 송치

입력 2026-08-09 14: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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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4명에서 19명으로 수사 확대…출전 점수 노린 체육회 대학 결탁 정황 드러나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출전 점수가 급한 지자체 체육회와 신입생이 절실한 대학 학과가 짜고 유령 선수를 허위 입학시켜 국가 장학금 수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매일신문 지난 5월 7일 등 보도)로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9일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포항 A대학 교수와 체육회 관계자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초 대학이 고소했던 학과장 교수 1명과 위장 출전 학생 3명 등 4명을 입건해 조사를 벌이던 중 추가 범행을 밝혀내면서 가담자가 대폭 늘었다. 위장 전입 학생 14명, 전임교수 1명, 기간제 강사 1명, 학과 직원 1명, 포항시체육회 실무자 1명, 지역 핸드볼협회 관계자 1명 등 총 19명이 이번 송치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2023년부터 3년간 가짜 학생을 모집하고 학사 전산을 조작해 장학금을 가로채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신입생 숫자를 채우는 게 다급했던 대학 교수진은 학생들에게 체전 선수를 시켜주겠다며 허위 입학을 유도하고 이들이 부당하게 지원금을 챙기도록 범행을 주도하거나 묵인한 혐의다. 학과 조교는 이들이 정상적인 학생인 것처럼 학사 전산망을 조작해 대학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무늬만 대학생이었던 학생 14명은 가짜 신분을 이용해 진짜 학생들이 받아야 할 국가 장학금과 등록금 및 교내 장학금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로 나란히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결과 기간제 강사와 체육계 인사들은 대회 출전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구 등 타지역 운동 선수들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다. 학생들은 국가장학금과 대학 지원금 등을 1인당 작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700만원을 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대학이 이들에게 입은 전체 피해액은 4천700만원 상당에 달한다.

더욱이 학생들은 이중학적 허위 신분으로 도민체전에 출전해 체육회로부터 훈련비 명목으로 1인당 300만원에서 500만원을 별도로 챙겨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이들을 모두 송치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장학재단, 교육부 등 정부 관계 기관의 부당 수급액 환수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타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비인기 종목이라도 출전 명단에 올려 경기에 뛰기만 하면 기본 점수를 받는 낡은 대회 규칙에서 비롯됐다"며 "대학이 있는 타 시·군에도 이런 비리가 없을 수 없는 구조이다.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수사를 확대해 문제의 뿌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