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패륜행위를 한 형제의 상속권을 박탈시킬 수 있을까요?
Q.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제는 가능합니다. 2024년 헌법재판소가 "패륜적인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며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고, 이에 따라 민법이 개정되어 민법 제1004조의2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가 신설되었습니다. 원래 이 제도는 부모가 자녀를 유기한 이른바 '구하라법'에서 출발하였는데, 2026년 3월 개정을 통해 형제자매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민법 제1004조의2). 이제 고인이 돌아가시고 6개월의 기간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권상실청구를 하면 패륜적인 상속인의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를 활용하기 전에 반드시 짚어두어야 할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어렵게 상속권상실청구에서 승소하더라도 패륜적인 상속인에게 자녀가 있다면 해당 자녀가 '대습상속'을 통해 부모가 상실한 상속 지분을 새롭게 취득한다는 점입니다. 패륜적인 상속인의 자녀(조카)는 부모의 패륜행위와 무관하게 자신의 고유한 권리로 상속인이 되기 때문에,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더라도 해당 상속분이 다른 형제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조카에게 귀속됩니다. 그래서 패륜적인 상속인은 상속권을 상실하고도 자녀(조카)를 통해 실질적으로 고인의 재산을 상속하기 때문에 이 제도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하급심 판결에서는 종종 예외적이긴 하지만 패륜적인 상속인의 유류분반환청구를 기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유류분이 문제되는 상황이라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을 해볼수는 있습니다. 실제로 부모에 대한 폭행·협박으로 형사처벌을 받고 투병 중인 부모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한 상속인의 유류분반환청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기각한 하급심 판결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패륜적인 행위여야 상속권이 박탈되는지도 조금 모호합니다. 각기 가족들의 사정은 워낙 천차만별이고, 이를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률은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피상속인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습니다(민법 제1004조의2 제3항).
다만 상속권상실청구 제도의 원래 모태가 '구하라법'인데, 그 입법 배경이 되는 사건은 부양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던 부모가 사망 후 재산상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경우였습니다. 상속 문제는 지극히 사적인 가족 관계에서 비롯되는 만큼, 법원마다 '중대한 위반'이나 '심히 부당한 대우'의 정도를 달리 판단할 여지가 충분히 있고,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패륜행위를 한 형제자매의 상속권 박탈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이지만 대습상속의 문제, 기준의 불명확성 등 현실적인 한계는 생각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도움말 : 법무법인 (유한)한별 강태훈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