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도심에 베를린 장벽 세우나"…중부내륙 KTX 흙둑 쌓기계획에 시민들 반발

입력 2026-08-09 13: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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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시민단체 "8m 흙둑 대신 교량화해야…100년 도시 미래 좌우"
3천여 명 서명 국민권익위 제출…국가철도공단도 필요성 공감하지만 공사비 증액이 변수

상주 시내 북천변 일대 철로는 하천구간이라 유일하게 교량화가 돼 있다. 고도현 기자
상주 시내 북천변 일대 철로는 하천구간이라 유일하게 교량화가 돼 있다. 고도현 기자

203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중부내륙고속철도(KTX) 상주 도심 구간을 흙둑(토성)을 쌓아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내 반발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도심 단절을 유도하는 흙둑 대신 교량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상주시와 지역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2024년 문경까지 개통된 중부내륙고속철도는 오는 2033년 상주를 거쳐 김천까지 연결되면 제2의 경부고속철도로서 국가 철도망의 핵심 축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국가철도공단의 문경~상주~김천 구간 건설계획을 보면 기존 경북선 구 철로를 활용하면서 상주 도심 통과 구간 3.8km에 약 7~8m 높이의 흙둑을 조성한 뒤 그 위로 철도가 운행되는 방식으로 돼 있다.

문제는 기존 철로가 건설될 당시와 지금의 도시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시 외곽을 지나던 철로 주변이 도시 확장과 함께 아파트와 학교, 상가 등이 들어서며 사실상 생활권 중심으로 변했다.

현재도 철도 주변은 안전 문제로 대부분 펜스가 설치돼 시민들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8m 높이의 토공까지 설치될 경우 단순한 철도 시설을 넘어 도시를 동서로 양분하는 거대한 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베를린 장벽을 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시내 구간과 접한 상주시 6개 동의 인구는 약 5만명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흙둑이 설치되면 1만5천명 이상이 사실상 장벽 바깥 생활권에 놓이게 된다"며 "심리적 단절은 물론 시각적·물리적 단절까지 초래해 도시 균형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도 "생활권이 완전히 갈라지고 도심이 기형적으로 변할 것이 뻔하다"며 "고속철도는 앞으로 100년 이상 상주의 도시 구조를 결정하는 시설인 만큼 지금이라도 교량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는 도심 통과 구간을 교량으로 건설한 사례도 적지 않다.

상주 시내 성동동 기차길 이곳에 8m높이의 흙둑을 쌓게 되면 도심이 동서로 단절된다. 고도현 기자
상주 시내 성동동 기차길 이곳에 8m높이의 흙둑을 쌓게 되면 도심이 동서로 단절된다. 고도현 기자

상주상가번영회와 통장연합회 등은 시민 3천여명이 서명한 건의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 도심 구간 교량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부부처와 국가철도공단 역시 도심 단절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공사비다.

흙둑을 교량으로 변경할 경우 전체 사업비 1조6천억원 중 2천억원 정도의 사업비 증가가 불가피하고, 이럴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다시 거쳐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중부내륙고속철도가 상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지, 아니면 도시를 둘로 가르는 새로운 장벽이 될지는 지금의 설계 변경 여부에 달려 있다"며 정부와 철도공단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안재민 상주시장은 "지금 공사를 그대로 추진하면 앞으로 100년 이상 되돌릴 수 없는 도시 단절과 지역 발전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시민들의 염원을 받들어 공직자들과 임이자 국회의원과 함께 상주미래를 위한 고속철도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결사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