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재개발사업] 신천시장 재개발, 준공 후에도 소송전

입력 2026-08-05 16:30:00 수정 2026-08-05 19: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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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첫 시장정비사업지로 관심 받았지만 우여곡절 겪어

5일 대구 수성구 범어 더리브스케워 단지 앞에 세워진 신천시장 준공 기념비 모습. 오피스텔과 상가가 포함된 복합상업시설인 이곳은 대구·경북 최초 시장정비사업으로 추진돼 2020년 준공됐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5일 대구 수성구 범어 더리브스케워 단지 앞에 세워진 신천시장 준공 기념비 모습. 오피스텔과 상가가 포함된 복합상업시설인 이곳은 대구·경북 최초 시장정비사업으로 추진돼 2020년 준공됐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경북 최초 시장정비사업으로 추진돼 지역의 대표 복합상업시설로 기대를 모았던 수성구 범어 더리브스퀘어가 준공 6년째를 맞았지만 상권은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사업 지연과 공사비 분쟁으로 공매와 공실 사태를 빚으며 투자에 나섰던 조합원들의 피해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 준공한 범어 더리브스퀘어는 오피스텔을 포함해 모두 285호실 규모(지하 4층·지상 15층)로 조성됐다. 이 가운데 상가는 194호에 달하지만 현재 실제 영업 중인 점포는 38곳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원 소유 비중이 높은 지하1층, 1·2층 상가는 상당수가 공실로 남아 있다.

이 사업은 2005년 신천시장정비사업조합 설립 이후 본격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 초기 시공사였던 우방이 소송 끝에 사업에서 제외됐고, 이후 아파트 중심 개발 계획도 영화관과 오피스텔을 포함한 주상복합으로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종적으로 SGC E&C(옛 이테크건설)가 시공을 맡아 준공했다.

준공 이후에도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조합과 시공사 간 300억 원대 공사비를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면서 상가 매매와 임대가 사실상 멈췄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권은 좀처럼 형성되지 못했다.

금융 부담도 조합원들의 발목을 잡았다.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상가는 공매에 넘겨졌고,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점포들은 장기간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조합원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 사업장은 2022년 발생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의 배경으로도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당시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투자금 갈등 등이 알려지면서 시장정비사업의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조명됐다.

다만 사업을 둘러싼 일부 걸림돌은 최근 하나씩 해소되고 있다. 상권 활성화의 핵심 시설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관은 지난해 3월 소송 끝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현재 입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등 분쟁도 상당수 정리된 상태다.

하지만 조합은 상권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입점 업체 상인은 "그동안 쌓인 부정적인 인식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합원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직접 상가를 운영하기도 어려워 투자 유치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범어 더리브스퀘어 사례가 시장정비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경우 조합원 피해와 상권 침체가 얼마나 심각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대구 지역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사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 비용이 불어나고 분쟁이 장기화하면 준공 이후에도 상권 형성이 늦어져 공실과 투자 손실이 반복될 수 있다"며 "시장정비사업의 경우 기존 시장 상인, 단순 투자자 등 다양한 입장의 투자자들이 모이는 만큼 이를 잘 중재해 사업을 매끄럽게 추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5일 대구 수성구 범어 더리브스케워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5일 대구 수성구 범어 더리브스케워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