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출력제어' 지난해 기준 5년간 2천400배 폭증, 송전망 부족에 블랙아웃 우려

입력 2026-08-04 09:56:40 수정 2026-08-04 10: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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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상 의원 한국전력거래소 제출 자료 분석, 올 6월 이미 작년치 돌파
호남발 전력 과부하, 전국 계통 연쇄 도미노 현상으로 번지는 현상도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율 주요국 대비 낮지만 '단일 섬 전력망'이란 특성
서남권 반도체 산단 구축에도 악영향, 재생에너지 인프라 및 운영체계 정비해야

발전원별 지역별 출력제어 횟수 및 추정 제어량(제주도 제외). 김위상 의원실 제공

호남권에서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세를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 공급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사이 2천400배 가까이 급증하며 전국적인 전력 계통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비례·사진)이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호남권의 출력제어량은 8만3천944MWh(171회)로 2021년(35MWh·3회) 대비 2천398배 급증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돼 6월 기준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선 8만4천784MWh(155회)를 기록했다. 이는 80kWh급 전기차 약 100만 대를 완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주요 제어 대상은 태양광 발전이었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뤄져야 하는 특성상, 공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계통 과부하로 인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발전을 강제로 멈춰야 한다.

문제는 전국 전력망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 호남권의 과부하가 타 지역으로 전가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출력제어가 거의 없었던 영남권의 경우 지난해 5만8천804MWh의 출력제어가 발생했으며, 호남권 여파를 견디기 위해 안정적 기저발전원인 원전 출력(3만7천743MWh)을 강제로 줄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전국의 출력제어량 역시 2021년 35MWh에서 지난해 16만9천812MWh, 올해 6월 기준 16만4천12MWh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권 반도체 산단 구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확보하더라도 원전같은 안정적인 기저 발전원과 송전망, 변전 설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려워져서다. 지난해 4월 스페인 대정전도 태양광 발전 확대를 송배전 인프라와 운영체계가 뒷받침하지 못해 발생한 사례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율은 0.3% 수준으로 중국(3.6%), 독일(3.5%), 미국 캘리포니아(3.8%) 등 주요국에 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반박도 상존한다.

인접 국가와 전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해외 전력망과 고립된 '단일 섬 전력망'인 한국을 단순 비교할 수 없으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여건상 직류 전력인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투입은 상당한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단 한 번의 출력제어 실패도 치명적인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에 앞서 원전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 계획을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확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원별 지역별 출력제어 횟수 및 추정 제어량(제주도 제외). 김위상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