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가업승계를 넘어 제3자 승계와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할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한 기업이 폐업할 경우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은 물론, 숙련 인력을 위한 일자리가 사라지는 만큼 지역 산업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기준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영자의 평균 연령은 55.0세로 나타났다. 제조업 경영자의 평균 연령은 57.8세로 전체 평균보다 2.8세 높았다. 특히 제조업 경영자 가운데 60대는 35.8%, 70대 이상은 9.0%로 60세 이상 비중이 44.8%에 달했다.
지역 제조업의 상황도 심각하다. 중기부가 자본시장연구원의 추정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구 제조 중소기업 3만4천565개 가운데 60세 이상 경영자 기업은 1만795개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후계자가 없는 기업은 3천23개에 이른다. 경북 역시 제조 중소기업 4만1천34개 가운데 60세 이상 경영자 기업이 1만2천815개, 후계자 부재 기업은 3천88개로 추산됐다. 대구·경북에서 후계자를 찾지 못한 제조기업만 6천111개에 달하는 셈이다.
기업승계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세금 부담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업력 10년 이상 중소기업 대표와 임원, 후계자 등 600명을 조사한 결과 기업승계 과정에서 겪었거나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세금 부담'을 꼽은 응답이 80.0%로 가장 많았다. 기업승계 관련 정부 정책 부족이 23.0%, 승계 이후 경영 악화 우려가 19.3%로 뒤를 이었다.
현행 지원정책이 상속·증여를 통한 가족승계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사 기업의 87.7%는 세제와 비세제 지원을 종합적으로 담은 별도 기업승계 법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가족이 아닌 임직원이나 제3자 승계, M&A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64.5%에 달했다.
후계자가 없는 기업과 인수 희망 기업을 연결하고 기업가치 평가와 인수자금 조달, 법률·세무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역 내에서 스타트업이 제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이는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대구의 한 벤처투자사(VC)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은 생산설비와 숙련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전통 제조기업은 후계자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M&A는 양측의 약점을 동시에 보완하면서 지역의 기술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소기업 M&A는 인수 대상을 찾는 것부터 기업가치 평가와 자금조달, 인수 후 조직 통합까지 부담이 크다. 정책금융과 전문 컨설팅, 인수 이후 사업재편 지원을 하나로 연결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