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레이크 없는 증시 폭락, 정부 대책은 뭔가

입력 2026-07-29 05:0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28일 코스피는 10% 넘게 급락해 6천 선 붕괴(崩壞)를 코앞에 뒀고, 8% 가까이 하락한 코스닥은 7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개장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잇따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두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까지 가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으로 한 달 만에 시가총액 수천조원이 증발했다. 폭락의 직접적 계기는 27일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 직후 주가 급등으로, 반도체 시장의 경쟁 심화 우려를 키웠다. 중국이 반도체 필수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이 겹쳤고, 미국에선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미국 빅테크 실적 공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검은 화요일'의 근본 원인이 중국발 악재(惡材) 탓만은 아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증시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는데, 변수가 생겼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추격자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메모리와 장비를 함께 키워 반도체 생태계 재조정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흔들리자 증시 전체가 무너졌다. 국가 경제와 자본시장이 특정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적 위험성을 드러냈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보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한다. AI와 반도체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중국의 추격 속에 국내 경쟁력을 어떻게 지켜낼지,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어떤 원칙으로 대처할지에 대한 분명한 정책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정부가 내놓은 것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정도다. 투기적 거래 억제 의미는 있지만 시장이 원하는 답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한 분명한 전략과 일관된 신호를 내놔야 한다. 이번 폭락의 진짜 경고는 불안한 주가가 아니라 시장의 기대만으론 미래 경쟁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