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없던 상한가, 다음날 하한가…삼천당 주주들의 불안한 버티기[개미와글와글]

입력 2026-07-22 09: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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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Pre-ANDA 답변서 소식에 상한가 직행 이튿날 29% 급락
원문 공개 거부·소수계좌 거래집중 따른 투자주의 지정에 주주 불신
주가 고점 대비 86% 폭락…대부분 개미 손실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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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없는 상한가에 다음날 장대음봉이라니… 그나마 반등할 줄 알았는데, 이제 희망을 버려야 하는 건가?"

"내용도 공개 안 하는 답변서 하나에 주가가 30% 올랐다는 게 애시당초 말이 안됐다. 믿음으로 시작됐는데 믿음이 깨져버린 현실이다. 주주들의 피땀을 몇번이고 뭉개버렸다."

삼천당제약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하루 사이 상한가와 급락을 오간 주가에 주주들의 불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삼천당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29.79% 내린 16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중 하한가에 머물다 마감 직전 하한선(16만7500원)에서 300원 벗어나며 간신히 하한가를 피했습니다. 52주 최저가인 16만3300원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 20일에는 정반대였습니다. 개장과 동시에 갭 상승으로 상한가에 직행하며 29.82% 급등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허가신청(ANDA)에 앞선 사전협의(Pre-ANDA) 답변서를 받았다고 밝힌 것이 계기였습니다.

문제는 재료의 실체였습니다. Pre-ANDA는 제품 개발 방향을 미리 논의하는 초기 절차입니다. 허가를 받았다는 뜻도, 임상시험을 면제받았다는 뜻도 아니지만 시장은 허가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처럼 받아들였습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많아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회사는 영업기밀을 이유로 답변서 원문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는커녕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수급도 석연치 않았습니다. 지난 20일 거래량은 6만6772주에 그쳤습니다. 이달 평균 거래량 12만8710주의 절반 수준입니다. 강한 매수세로 상한가에 오른 종목은 통상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데, 삼천당제약은 오히려 평소의 절반에 그친 것입니다. 유통 물량이 적은 소형주라면 적은 금액으로도 상한가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삼천당제약은 시가총액이 수조원대에 달하는 코스닥 상위 종목입니다.

한국거래소는 20일 오후 삼천당제약을 소수계좌 거래 집중에 따른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최근 3일간 매수 상위 10개 계좌의 관여율이 41.50%에 달했고 단일 계좌의 최대 관여율만 17.55%였습니다. 시가총액 수조원대 코스닥 최상위권 종목에서 극소수 계좌로 매수세가 집중돼 투자주의 공시가 이뤄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공시가 나온 다음 날인 21일 거래량은 134만3843주로 폭증했습니다. 전날의 20배가 넘습니다. 거래량 없이 올라간 주가가 거래량 폭발과 함께 무너진 셈입니다. 거래량을 동반한 급락은 통상 실적 쇼크나 악재성 공시가 겹칠 때 투매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물을 쏟아낸 주체는 기관과 외국인이었습니다. 이날 삼천당제약은 기관(-171억원)과 외국인(-815억원) 순매도 상위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반응한 데는 몇달 전 기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올해 초 먹는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 기대를 타고 3월 말까지 300% 넘게 올랐습니다. 3월 30일에는 장중 123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와 황제주 자리에 올랐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것도 그즈음부터였습니다. 정규장 마감 직후 신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공시한 이후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계약 내용을 둘러싸고 허위 공시 의혹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고,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 미이행을 이유로 삼천당제약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번 급등락도 구조가 비슷합니다. 개발 초기 단계의 재료가 나오고, 기대가 부풀고,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가 무너지는 흐름입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자 시장의 반응 속도도 그만큼 빨라졌습니다.

현재 주가는 3월 30일 고점 대비 80% 넘게 폭락한 수준입니다. 당시 고점에서 1억원을 투자했다면 평가금액은 약 1358만원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NH투자증권이 자사 MTS 이용자를 분석한 'NH데이터'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이 18만4100원에 거래를 마친 지난 16일 기준 개인 투자자의 평균 매입 단가는 44만8441원이었습니다. 전체 투자자의 94.6%가 손실 구간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때 '천당'으로 불리던 종목은 이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황천당'으로 불립니다. 손실 폭이 커질 대로 커진 탓에 팔지도 못한 채 버티는 주주들이 대부분입니다.

한 개인 주주는 "오너는 민감한 부분은 가리더라도 주주들을 위해 원문을 공개해야 할 시점이다. 고점 대비 폭락한 상황에서 믿고 같이 갈 주주들을 생각한다면 무대응이 최선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주주들이 요구하는 것은 주가를 끌어올려 달라는 요구조차 아닙니다. 최소한 근거라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도 이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제약사가 불확실한 개발 초기 단계의 소식으로 투자자 기대를 과도하게 부풀리지 못하도록 새로운 공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성장 기대감이 큰 바이오 종목일수록 임상과 계약, 공시 등 개별 이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단기간 급등한 종목은 투자심리가 한번 꺾일 경우 낙폭도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 판단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형 증권사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제약주는 재료의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결국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도가 주가를 좌우한다"며 "같은 논란이 반복되면 개별 종목을 넘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