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인구감소 명암] 10년 새 경주시민이 통째로 증발했다…'250만 인구' 붕괴 경북

입력 2026-07-21 16:33:10 수정 2026-07-21 18: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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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사회가 연애·결혼 '플랫폼'으로…총선마다 선거구도 '새판짜기'
10년 새 22만명 감소…상주·영주·영천 '10만 ·' 회복도 요원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도청 전경. 매일신문DB.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경북에서 인구 감소가 지역사회의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지방 소도시는 공직 사회 중심으로 재편되고, 국회의원 선거구는 총선 때마다 새판짜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미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250만 인구'가 무너진 데 이어 10만 인구선이 붕괴한 중소도시들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처음으로 250만명 아래로 떨어진 도내 총인구(249만9천156명)는 6월 말 현재 249만5천919명으로 3개월 만에 3천237명(0.13%)이 더 감소했다. 2016년 말 기준 271만8천5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새 22만2천132명(8.17%)이 줄었다. 이는 현재 경주시 인구(6월 말 기준 24만3천51명)와 맞먹는 규모로, 경주 인구 전체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인구 감소는 중소도시의 쇠퇴로도 이어지고 있다. 상주는 2020년, 영주와 영천은 2024년 이후 각각 10만 인구가 무너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청신도시가 조성된 예천과 대구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경산을 제외하면 도내 22개 시·군 대부분에서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지역 사회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제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층 유출까지 겹치며 안정적 직장을 가진 공무원이 '1등 신랑·신붓감'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공직 사회가 사실상 연애와 결혼의 플랫폼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승진이나 전보 인사 과정에서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얽혀 인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 감소는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총인구 감소로 국회의원 의석수가 줄면서 선거구 통합과 분할을 둘러싼 이른바 '게리맨더링' 논란이 총선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제22대 총선(2024년) 경북 지역구는 13석으로, 제19대 총선 당시보다 2석 줄었다.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선거구 통합과 분리가 반복되면서 지역 대표성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역 관가 관계자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인구 감소에 따른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산업 구조를 다양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정주여건과 문화·여가 인프라를 확충해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