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전통문화·콘텐츠산업 연계한 성장전략 추진…문화유산 보존 넘어 관광·일자리 창출로 연결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올해 안동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경상북도가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연계한 '문화산업 대전환'에 나선다. 국제행사를 통해 높아진 경북의 인지도와 문화 경쟁력을 지역 관광과 콘텐츠 산업으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그동안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에서 나아가 전통문화와 문화예술, 관광, 콘텐츠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문화가 지역경제를 뒷받침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콘텐츠가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APEC 정상회의, 한일정상회담 등 지역에서 열린 두 차례의 국제 행사는 경북 문화정책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APEC을 통해 '천년고도' 경주와 경북은 세계 정상들이 찾는 국제행사 개최지로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이어 열린 안동 한일정상회담에서는 하회마을과 종가문화, 한식, 전통주 등 경북의 문화자산이 국제사회에 소개됐다. 경북도는 이를 계기로 지역의 관광과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보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국제문화교류 확대…전통문화 관광자원화
경북도는 APEC을 통해 확보한 국제 네트워크를 경제·통상뿐 아니라 문화예술과 관광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도시와 공연·전시·학술교류를 추진하고 청년예술인 교류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신라문화와 세계유산을 활용한 국제 문화행사도 육성한다.
대표 사업으로는 내년부터 본격 추진되는 '세계경주포럼'이 꼽힌다. 문화·관광·문화유산·콘텐츠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포럼으로 운영해 경북 문화정책과 문화유산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신라문화를 활용한 '신라위크'와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한지 특별전, 해외 문화예술 교류사업도 추진한다. 국제 문화행사를 확대해 해외 문화기관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고 경북 문화의 해외 진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전통문화의 산업화도 속도를 낸다.
지난 5월 안동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에 소개된 종가문화와 유교문화, 전통주, 한식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일본 나라현 등과 교류를 확대하고 종가음식과 고택, 전통주, 음식디미방 등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K-푸드와 전통문화를 결합한 관광 프로그램도 확대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 단순한 문화유산 관람에서 벗어나 숙박과 음식, 체험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다음 달 이뤄질 조직개편을 통해 K-푸드 등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식품한류산업국을 새로 신설해, 이 같은 흐름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최근 논의가 진행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과도 문화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 대구와 경북이 보유한 공연·전시·문화시설과 관광자원을 연계해 광역 문화관광권을 구축하고 국제 문화교류 사업도 공동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한복부터 AI 콘텐츠까지…문화산업 육성 본격화
그간 문화정책의 중심축이 보존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산업 육성으로도 확대된다.
경북도는 김천에 첨단콘텐츠혁신센터를 조성해 콘텐츠 기업 입주공간과 창작지원시설, 제작 스튜디오, 전시·체험공간 등을 갖춘 콘텐츠산업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콘텐츠코리아랩 운영과 1인 창작기업 육성, 웹툰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e스포츠 산업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
최근 경북이 제작을 지원한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공개를 앞두고 있는 것도 지역 콘텐츠 산업의 성과로 평가된다. 앞서 '엄마까투리'에 이어 지역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지역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유일의 한복 전문기관인 상주 한국한복진흥원을 중심으로 한복 산업도 육성한다. AI 기반 디지털 한복 디자인과 캐릭터 개발, 한복 창작 해커톤, K-전통문화 융합콘텐츠 아카데미 등을 운영해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영상콘텐츠 제작 지원도 강화한다.
경북도는 촬영지 발굴부터 행정절차까지 원스톱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문경새재와 가은, 마성 등 도내 드라마 세트장을 중심으로 제작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폭싹 속았수다'와 '왕과 사는 남자' 등 흥행작들이 지역 곳곳에서 촬영돼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은 300여 편의 영화·드라마 등 K-콘텐츠가 촬영되면서 지역 관광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예술인·청년 지원 확대…문화생태계 기반 강화
문화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판단 아래 예술인과 청년 창작자 지원도 확대한다.
경북도는 지역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예술 복지사업을 확대하고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공예업체와 사립 박물관·미술관 인턴사업을 통해 청년들의 현장 경험을 확대하고 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창업부터 콘텐츠 제작, 유통, 투자까지 연계하는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청년과 예술인, 크리에이터, 지역기획자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콘텐츠가 창업과 기업 성장,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립예술단 운영체계도 개편된다. 2027년 경북도청 신도시 신사옥 이전에 맞춰 국악단과 무용단 운영체계를 정비하고 교향악단과 함께 창작공연과 교육, 지역 순회공연 기능을 강화한다. 신라문화와 유교문화, 무형문화유산 등을 소재로 한 공연 콘텐츠를 개발하고 해외 공연과 국제교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이번 문화산업 대전환을 통해 국제교류와 전통문화, 관광, 콘텐츠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문화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문화유산을 관광자원과 콘텐츠 산업으로 연결하고, 문화산업이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APEC 정상회의와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한 경북 문화의 경쟁력을 문화산업과 관광으로 연결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