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외·고속버스 이동권…전문가들이 바라본 현실적인 해법은

입력 2026-07-19 14:48:03 수정 2026-07-19 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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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개조 시 위험성 높아져…신중한 접근 필요
"필요하다면 휠체어 이용자 수요 높고 운행 횟수 많은 노선 위주로 검토"

2024년 6월 당시 김학동 예천군수가 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를 도와 함께 친환경 저상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예천군 제공
2024년 6월 당시 김학동 예천군수가 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를 도와 함께 친환경 저상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예천군 제공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시외·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면 도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구조상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 데다 운수업체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교통약자의 이용 수요를 파악해 일부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다른 이동수단과 연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먼저 시외·고속버스를 개조하는 방안은 차량 구조와 안정성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정열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지역 내를 운행하는 저상버스는 휠체어 승하차가 쉽도록 차량 바닥과 출입구의 단차를 낮춰 설계된다"며 "반면 시외·고속버스는 고속 주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저 지상고를 비교적 높게 유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무리하게 개조하면 최저 지상고가 낮아져 노면이 고르지 않은 구간이나 도로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휠체어 전용 공간을 마련하려면 일반 좌석을 줄여야 해 버스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모든 노선에 일괄 적용하기보다 수요가 높은 노선을 선별해 우선 도입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홍 교수는 "버스 내에 휠체어 전용 공간을 마련하려면 일반 좌석 4~5개를 없애야 하는 만큼 모든 버스에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도입이 필요하다면 휠체어 이용자 수요가 높고 운행 횟수가 많은 노선부터 적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이 경우 업체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교통수단과 시외·고속버스를 연계해 승하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출발지와 도착지에서 공공 인력이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돕는 체계를 구축할 경우 큰 비용 없이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나드리콜과 같은 특별교통수단 운영기관과 버스업체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가령 지체장애인이 대구에서 서울로 이동할 경우 출발지의 복지 인력이 휠체어를 버스 짐칸에 싣고, 도착지에서도 다른 인력이 하차와 휠체어 이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승하차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전국 단위의 인력·인프라 등이 시스템적으로 연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