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8.1% 증가 전망…공급 확대에 산지 농가 '가격 걱정'
재배면적 늘고 작황 양호…2022년 가격 약세 재현 우려
"사과는 많이 달렸는데…" 수확 앞둔 농민들 시세부터 계산
15일 오전 경북 예천군 효자면에 한 사과 농장. 푸른 잎 사이로 주먹만 한 사과가 가지마다 빼곡히 매달려 있었다. 하지만 농장주의 얼굴은 걱정스러운 표정이 묻어났다. 풍년으로 공급이 과잉되면 사과값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농장주는 "농장주들끼리 모이면 병해충이나 생육보다 시세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며 "'올해는 물량이 많다더라' '가락시장 가격이 지난해보다 약하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사과값이 평년을 크게 웃돌았지만 올해는 공급 증가로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들어 가격이 가장 낮았던 2022년 수준까지 내려앉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청송의 한 농장주는 "지난해 사과가 귀해 저장했다가 비쌀 때 팔 생각을 했지만 올해는 언제 출하해야 손해를 덜 볼지부터 계산하고 있다"며 "농사는 잘돼도 제 값을 못 받으면 풍년도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사과 생산량이 48만4천톤(t)으로 지난해보다 8.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배면적은 3만4천850㏊로 전년보다 4.9% 늘었고,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5~6월 일조시간 증가와 적절한 강우로 생육이 양호했고 조기 낙과와 병해충 발생도 줄어 작황이 전반적으로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에서도 공급 증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6월 가락시장 후지 사과(10㎏) 도매가격은 5만2천원으로 지난해보다 10.1% 하락한 반면 반입량은 41.3% 증가했다.
업계는 공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던 2022년과 비슷한 흐름이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연도별 후지 사과(10㎏) 평균 도매가격은▷2020년 5만2천186원 ▷2021년 5만6천571원 ▷2022년 4만6천539원 ▷2023년 5만9천387원 ▷2024년 8만7천878원 ▷2025년 8만6천687원로 파악됐다.
2020년, 2021년 5만원대였던 사과는 2022년 저장 물량 증가와 출하 확대, 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4만원대로 하락했다. 다음 해 5만원대로 회복했지만, 이후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다시 상승해 최근 2년간 8만원대를 유지했다.
경북도내 한 농산물공판장 관계자는 "현재는 저장 사과와 햇사과가 교차하는 시기로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수확기까지 지금과 같은 작황이 이어져 물량이 한꺼번에 출하되면 지난해보다 가격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날씨다. 폭염과 태풍, 우박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최종 생산량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청송군 관계자는 "기상 상황에 따라 수확량과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올 하반기 기상 변수가 올해 사과값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