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시52분쯤 "쫄지마 XX"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유튜버 김어준이 서울북부지방법원에 그 옥체(玉體)를 드러냈다. 추종자들에게 늘 "쫄지 말라"던 이 유튜버는 웬일인지 경호원으로 보이는 덩치 큰 인물을 대동한 채 종종 걸어 법원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1심 선고 때문에 서울북부지법에 방문한 그였다. 2022년 2월 시작된 수사는 2년 넘게 지난 2024년 4월이 돼서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선고도 무려 2년 넘게 걸렸다. 김어준이 자신의 방송인 유튜브 '다스뵈이다'와 TBS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전 기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만 보면 되는 사건이었지만 어쨌든 5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가 있었다.
매일신문은 김어준을 포착해 그를 향해 뛰어갔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허위 사실을 진작에 알고도 왜 관련 영상을 왜 내리지 않느냐."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했는데 사과하거나 용서를 구할 마음이 없느냐." 그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어준은 역시 비범했다. MBC와 YTN, MBN 등의 방송국 취재진이 기다리던 정문 출입구가 아닌, 경매와 입찰을 주로 하는 법정동 '쪽문'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문 쪽에서 영상 촬영을 준비하던 기자들은 카메라를 들고 헐레벌떡 쪽문으로 뛰었다. 평소 "쫄지마"라고 당당하게 외치던 김어준은 결국 쪽문으로 법원에 들어섰다.
김어준 사건 1심을 담당한 강경묵 판사는 "죄질이 불량하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김어준에게 벌금 2천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선고는 약 10분 만에 끝났다.
재미난 상황은 그 뒤에 벌어졌다. 법정이 있던 6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이동한 김어준은 자신이 들어왔던 쪽문 쪽으로 이동했다. 정문에 줄지어 있던 아까와 달리 영상 촬영기자들은 앞서 김어준이 들어왔던 쪽문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월드컵 기간이어서 그랬을까. 김어준은 그 육중한 옥체를 이번 월드컵 16강 이집트전 후반전의 '메시'처럼 날렵하게 돌려 정문으로 향했다. 쪽문에 대기 중이던 기자들은 또 다시 짐을 싸 정문으로 우르르 몰릴 수밖에 없었다.
가까스로 김어준에게 따라붙은 기자들은 또 다시 외쳤다. "이 전 기자에게 할 이야기 없냐."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냐."
"쫄지마"의 상징이었던 김어준은 도무지 말이 없었다.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다소곳하게 검정색 차량 안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렇게 읊조렸다.
"김어준을 잡은 건 이재명도 김민석도 아니었다. 이동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