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보완수사권 폐지 임박…檢 "장수 없이 전쟁 치러"
전문가 "의도적인 검찰총장 공백, 검찰 조직 독립성 심각하게 침해"
검찰총장 공백이 1년을 넘기면서 검찰 조직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 제도가 크게 바뀌는 상황에서 조직을 대표해 의견을 낼 책임 있는 창구가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 자리는 지난해 7월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현재까지 공석으로,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선 검찰청의 수장 공백기도 길어지고 있다. 대구고검의 경우 지난 2025년 7월 신봉수 전 대구고검장이 물러난 이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중이다. 서울고검 역시 현재 수장 공석 상태다.
정부는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추진하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 공백과 국민 불편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전달하거나 조율할 조직의 구심점이 없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지역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총장의 역할은 단순한 조직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현상 유지 수준의 업무만 가능할 뿐 조직을 대표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며 "조직 입장에서 보면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병사들을 지휘할 장수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공백 이후 검찰 조직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청장들도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하면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이 국무회의에 배석하기 시작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수사의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여기에 검찰이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구 직무대행은 지난 5월 법무부 장관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 지휘부가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정부와 검찰의 소통을 강화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조직 독립성 측면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 4월 열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총장 공백이 거론됐다. 전·현직 검사들은 수사 과정과 관련한 질문에 직접 답변했고, 정치권 공방 속에서 조직을 대표해 입장을 설명할 검찰총장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검찰총장 공백이 조직 운영과 정치적 중립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검찰 조직과 권한이 크게 바뀌는 시기에 후속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법무부를 통해 검찰을 보다 쉽게 통제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총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조직을 대표하는 자리"라며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조직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거나 정부 정책에 의견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총장이 임명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조직 대표가 된다"며 "현재는 총장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외부 압력으로부터 조직을 지킬 가능성이 아예 제거됐다. 조직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침해된 것"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장기간 공석이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고 의도적인 결과"라며 "검찰청 폐지를 추진한다는 이유만으로 총장 임명을 미루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