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창단한 스포츠 클럽팀…아직 공식경기 1승은 없어
기본기·연습량 학교 운동부에 못 미치지만 출전 기회는 많아
승리 이전에 야구로 자신의 가치와 진로 발견에 더 무게 둬
고교야구 주말리그에 참가하는 대구의 고교 야구팀은 4곳이다. 이렇게 말하면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70년대 야구부가 있었던 다른 사립고교가 야구부를 부활시켰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는 않고, 청소년 클럽팀이 있다. 2024년부터 고교야구 주말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대구북구SC 야구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구북구SC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야구 유소년 클럽 팀이다. 초·중·고교 팀을 모두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진행하는 대회에도 참가한다.
◆ '모두 뛸 수 있다'는 게 장점
대구북구SC에서 활동하는 청소년 선수들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선수'는 아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공부도 하면서 야구를 배우는 학생들이다. 학교 운동부가 아니라 대구북구SC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다양하다. 야구를 하고 싶은데 공부를 놓을 수는 없어서 마치 학원을 다니는 마음으로 오는 선수도 있고, 학교 운동부에서 활동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부를 그만둔 뒤에도 야구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해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있다.
3학년 선수인 주장 이현준과 최인서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현준은 초등학교 때 잠깐 야구부활동을 했지만 중학교 진학하면서 그만 둔 경우다. 최인서는 상원고에서 야구부 활동을 하다가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대구북구SC에서 야구를 계속하고 있다.
선수 인원은 총 23명으로 60명 안팎인 대구 고교 야구부의 ⅓ 수준의 인원이다. 선수 숫자는 적지만 오히려 이 점이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이유로 대구북구SC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선수들의 공통점은 결국 '야구가 하고 싶다'는 것일 터. 그래서 출전 기회도 자주 돌아온다.
이시원 대구북구SC 고등부 감독은 "한 학교당 60명 안팎인 선수들 중 대개 15명 안팎으로만 경기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며 "3년 내내 출전 기회 못 잡아서 자신의 가치를 올리지 못하거나 상급학교 진학이 좌절돼서 야구를 더이상 못하게 되는 학생들에게는 대구북구SC가 또 다른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 사실 성적은 부끄럽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연습과 훈련을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 운동부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 시쳇말로 '밥 먹고 운동만 하는' 운동부 선수들보다 절대적인 연습량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
최인서는 "아무래도 학교 운동부 선수들에 비해 기본적인 기술이나 야구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지는 않다"며 "학교 운동부 하면서 배운 야구에 관한 것들을 동료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많이 전달해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승리가 목마르지만 공식적인 1승은 아직 올리지 못했다. 연습경기로 경남의 고교야구 클럽팀인 밀양BC를 이겨본 게 전부다.
2026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경상권B) 성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두자리 점수차에 5회 또는 7회 콜드 게임(Called Game·야구에서 심판의 판단에 의해 경기 중단이 선언되는 경기. 한국 아마추어 경기의 경우 5회 이후 10점 이상, 7회 이후 7점 이상 점수차가 나면 심판의 재량으로 콜드 게임 선언이 가능하다.)으로 졌다. 공식 기록 상 9회까지 경기를 끌고 간 건 창단 이래 세 번 뿐이다.
"선수들이 속상해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시원 감독은 "선수들도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달래준다"고 말했다. 고교 선수들 정도 되면 적어도 6년은 야구만 했기 때문에 그보다 경력이 짧은 대구북구SC 선수들이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야구에 대한 열정은 강하기에 고교 강팀을 상대로 직전 경기보다 안타 하나, 삼진 하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주장인 이현준은 "처음에는 강팀 만나면 긴장을 많이 했는데 3년간 경기하면서 긴장은 많이 사라졌다"며 "올해 도개고와의 경기에서 투수로 나갔는데 그 때 조금 늘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결국엔 '야구'로 진로를 결정한다
올해 대구북구SC 출신 선수 3명(김두현, 안현찬, 김민준)이 경일대 야구부에 진학했다. 대부분의 대학 운동부 진학은 고교까지 운동부를 했던 학생들이 진학하는데 이를 뚫고 세 명의 학생이 경일대 야구부 유니폼을 입게 된 것. 이들 세 명이 대구북구SC가 배출한 첫 대학진학 사례다.
대구북구SC는 스포츠 클럽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선수들이 다양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함께 하고자 한다. 운동만 한 학생보다, 공부만 한 학생보다 자신의 선택지를 하나 더 늘릴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게 대구북구SC의 큰 목표이기도 하다.
이시원 감독은 "초·중·고교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1천명이 있다고 하면 그 중 프로 선수가 되는 경우는 100명 안팎이고, 대학 진학 후에도 프로 진출하기는 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자칫 진로가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야구를 하면서 학업도 병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클럽의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록 기본기부터 열심히 닦아도 학교 운동부 선수들을 이기기 쉽지 않지만 경기에 나설 때에는 적어도 자신이 연습하고 훈련한 것들로 경기를 치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또 다시 갈고 닦아나가는 자세는 프로 못지 않게 키우려 한다. 공을 치면 일단 1루로 전력질주하는 등 야구에 관한 기본적인 자세부터 제대로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것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언젠가는 야구나 야구 이외의 공간에서 그 성실한 자세가 빛을 발한다는 게 대구북구SC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