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선 13% 급등, 코스피선 22만원 추락…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의 역설

입력 2026-07-13 13: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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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68달러 마감, 국내 본주는 10% 급락…ADR 프리미엄·재료 소멸 이중 악재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는 35.74포인트(0.48%) 오른 7,511.68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는 35.74포인트(0.48%) 오른 7,511.68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3%를 넘는 급등세로 흥행을 증명했지만, 13일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본주는 장 초반 10%대 폭락하며 200만원 선이 무너졌다.

오전 11시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0.37% 하락한 195만40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211만3000원으로 출발했다가 한때 194만2000원까지 밀렸으며, 종가 기준 200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ADR 공모는 약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하며 외국 기업의 미국 주식 매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DR은 10일(현지시간) 공모가 149달러 대비 12.76% 오른 168.01달러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170달러까지 치솟으며 미국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원화 환산 기준 ADR 종가는 약 253만원으로, 같은 날 코스피 본주 마감가인 218만원보다 16% 높았다.

ADR 프리미엄이 확대된 데다, 지난 주말 미·이란 간 군사 충돌로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된 것도 본주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약 60조4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약 65조원을 8% 밑돌 것으로 전망했으며,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대비 각각 9%, 11% 하향 조정했다.

재료 소멸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ADR 상장이 기존 주식 매각이 아닌 신주 발행 방식이었던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투자자들이 나스닥에서 달러로 ADR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자금 일부가 빠져나가는 구조도 작용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훼손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ADR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본주에 대한 수급 악화를 예상한 외인과 기관 중심으로 매도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300만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며 "HBM 가격 인상 기대감으로 실적을 높게 잡는 만큼 이날 같은 이슈는 오히려 매수 적기"라고 밝혔다.

LS증권은 연말 HBM 평균판매가격(ASP) 인상 기대감을 근거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3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달 SK하이닉스에 기업분석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 중 6개 사가 목표주가를 올려잡았으며, 상향 조정된 목표가는 380만원에서 420만원 범위까지 제시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재평가의 연속성을 위해 세 가지 변수를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ADR 프리미엄이 10%대 이상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 본주와 ADR 간 상호전환 거래가 신고만으로 자유롭게 허용될 수 있는지, 이달 말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추가 상향되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4분기 HBM 가격 인상 가시화 전까지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클라우드 매출 상승이 투자 지속성을 견인한다는 신호를 주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버는 돈 대비 쓰는 돈이 많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상무는 "삼성전자의 D램 가격 인상 폭이 SK하이닉스의 HBM보다 더 클 것"이라며 "이익의 증가 속도가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는 삼성전자가 더 빠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장 초반 삼성전자도 3.51% 내린 27만5000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 ADR은 10일(현지시간) 임시 종목코드 'SKHYV'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13일부터는 정규 종목코드 'SKHY'로 나스닥에서 거래된다. 이달 말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CAPEX 가이던스 발표가 SK하이닉스 주가의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