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윤정현] 대구경북 경제 생태계 '게임 체인저'될 글로벌 공공외교 인재

입력 2026-07-23 08:52:2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윤정현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윤정현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윤정현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지역 대학과 지자체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학령인구 감소의 대안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유학생은 대학의 단기적인 정원 채우기용 수단이나 제조업 현장의 단순 임시 노동력으로 소비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달리하면, 우리 지역에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독보적인 공공외교 자산이자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의 원천이 이미 뿌리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한국의 성공적인 경제발전 경험과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을 배우기 위해 대구경북을 찾은 각국의 고위급 글로벌 인재들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 역시 이러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데 있어 우수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 지역 내 교육기관이 가지고 있는 특화된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거쳐 간 유학생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화려하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온 현직 공무원, 정책 입안자, 국제기구 전문가들이 한국의 절대 빈곤 극복 경험과 독창적인 경제 성장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지역 캠퍼스로 모여들었다. 학위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정책입안자로 성장하여 자국의 국가 발전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핵심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졸업생이 아니다. 대한민국과 대구·경북을 가슴에 품은 가장 강력한 '지한파(知韓派) 민간 외교대사'이자, 향후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할 때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이다.

​이제 대구경북 지역 경제 생태계는 이 귀중한 공공외교 자산을 지역 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연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첫째, 지방정부 차원의 '경제외교 및 통상 협력' 가교로 활용해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시장과 자매결연을 맺거나 교류를 확대할 때, 본국 정부의 핵심 보직에 진출한 동문 네트워크는 신속하고 확실한 원스톱 창구가 되어줄 수 있다. 이들을 '대구경북 명예 공공외교대사'로 위촉하여 지역의 외교 및 통상 스펙트럼을 획기적으로 넓혀야 한다.

​둘째,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현지 파트너 및 글로벌 마케터'로 매칭해야 한다. 내연기관 부품사에서 Physical AI, 로봇, 첨단 모빌리티, K-농기계 등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Pivot) 중인 지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현지 규제와 행정 장벽, 시장 정보의 부재다. 재학 중인 외국인 인재들과 지역 기업 간 산학협력 및 글로벌 창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졸업 후 본국의 정책·산업 현장으로 복귀하는 유학생들을 지역 기업의 현지 자문관으로 연계한다면 강력한 수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다.

​셋째, '지역특화비자(F-2-R)' 및 새롭게 재구조화된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 사업과 연계해 '정주형 글로벌 핵심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 단순히 공급자(대학) 중심의 인력 배출에 그치지 않고, 청년 인재가 지역 기업에 실질적으로 채용되어 닻을 내리도록 돕는 '앵커' 체계의 취지에 발맞춰야 한다. 한국의 산업과 문화를 깊이 이해한 우수 유학생들에게 지역 기업 인턴십, 취업, 글로벌 스타트업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정주를 지원한다면 인구 감소 지역의 고질적인 고급 인력난을 해소하는 최상의 대안이 된다.

​지역이 보유한 독창적인 글로벌 교육 자산은 단순한 ODA(공적개발원조) 차원의 봉사를 넘어, 대구경북의 경제 영토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다.

​유학생을 '스쳐 지나가는 손님'이 아닌 '글로벌 정주 이웃'이자 '지역 산업의 동량'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는 지역 대학이 쏘아 올린 공공외교의 결실이 대구·경북의 미래 산업 및 글로벌 창업 생태계라는 풍성한 열매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