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은 고사하고 암살 언급까지… 종전협상 가능할까

입력 2026-07-12 16: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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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일 이란에 "휴전 끝났다"고 통보
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 선언… 통제권 강조
"암살, 복수"… 당분간 양국 '강대강' 대치

9일(현지시간) 이란 마슈하드에서 고(故)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의 장례 행렬을 앞두고 수많은 추모객이 거리에 모여 있는 모습.
9일(현지시간) 이란 마슈하드에서 고(故)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의 장례 행렬을 앞두고 수많은 추모객이 거리에 모여 있는 모습. "트럼프를 죽이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보인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휴전 종료'를 통보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해협 재봉쇄를 선언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이란전쟁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한 달 만이다.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일정을 마무리한 이란은 미국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고 있고, 미국은 이란 전역을 폭격하겠다는 으름장으로 맞서고 있다. MOU 체결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과 이란 두 나라는 최근 들어 보복의 악순환을 끊지 못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하면 그에 맞서 미국이 이란 남부지역 등을 공습하고, 재차 이란이 걸프지역에 있는 미국의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식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휴전 종료를 공표했고, 이란도 보란 듯이 12일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막아섰다. 오만 해역에 가깝게 이동한 선박들에게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는 이유를 갖다 붙였다.

예견된 대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해석의 여지가 있는 MOU 문구의 허술함이 현 사태를 부른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MOU 5항이 말썽이다. 호르무즈해협 항행 재개를 위해 ①이란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며 기뢰 등 군사적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과 ②이란이 오만 및 주변국들과 함께 향후 해협 관리 방안을 협의한다는 내용이다.

이란은 이를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배타적 통제권을 인정한 것으로 본다. 때문에 자신들이 설정한 항로로 다니도록 강제하며 이를 위반한 선박에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오만 북쪽 호르무즈해협에서 태국 국적 벌크선 마유리 나리(Mayuree Naree)호가 피격된 뒤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오만 북쪽 호르무즈해협에서 태국 국적 벌크선 마유리 나리(Mayuree Naree)호가 피격된 뒤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 일정을 마무리한 이란 강경파들이 결집한 것도 변수다. 일부에서는 미국에 대한 복수로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자는 구호까지 꺼내들었다. 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우리는 흉악하고 수치스러운 살인자들로부터 당신(알리 하메네이를 지칭)과 이 두 차례의 전쟁에서 희생된 모든 순교자의 순결한 피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며 "이 복수는 우리 국민의 요구이며 반드시 실행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지난 8일 "나는 이란의 암살 대상 리스트 1순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자신에 대한 암살을 시도할 경우 이란 전역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응수했다.

양측이 위협을 주고받고 있지만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주 중 스위스에서 추가 협상이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모두 MOU 체제로 복귀하기를 원하는 게 분명하다는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강대강 대치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의 무력 충돌로 상호 불신이 커진 만큼 추가적인 신뢰 구축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으로서는 안정적인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핵 협상 재개, 이란으로서는 추가 공습 중단과 제재 완화가 중요한 협상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