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미 살려"…상폐 위기 한성기업, 9일 상한가 29% 급등

입력 2026-07-09 16: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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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미는 못 보낸다"…'돈쭐' 운동에 시총 261억→404억 회복

크래미 상품사진.
크래미 상품사진.

'크래미'로 친숙한 수산식품 기업 한성기업이 9일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29.94% 오른 6510원에 거래됐고, 시가총액은 404억 원으로 불어나 상장폐지 우려에서 일단 벗어났다.

사태의 발단은 주가 하락이었다. 실적 부진이 누적되면서 지난달 주가는 4200원 선까지 밀렸고, 시가총액은 26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거래소가 7월부터 코스피 상장 유지 기준 시가총액을 기존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올렸고, 기준 미달 상태가 이어지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 1월부터는 기준이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추가 상향될 예정이어서 한성기업에 대한 장기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례적인 반전은 소셜미디어 스레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엔 참전용사를 25년간 후원해 온 한국 토종기업 한성기업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한성기업이 6·25 참전용사를 위한 '영웅을 위한 음악회'를 20년 이상 후원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은 더욱 달아올랐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좋은 기업은 살아남아야 한다", "크래미는 죽어도 못 보낸다", "장바구니에 크래미를 담아 응원하겠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대구·경북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반응이 이어졌으며, "마트 갈 때 한성 제품 먼저 챙기겠다"는 글이 퍼졌다.

한성기업 공식 자사몰 '한성마켓'에는 평소 대비 수십 배가 넘는 주문량이 몰렸다. 소시지, 크래미 등 주요 가공식품 라인업이 잇따라 품절됐고, 배송 지연 사태까지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자사몰 제품 구매 인증샷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응원 투자'로도 화력을 보탰다. 온라인에는 "소액이지만 응원의 마음을 담아 10주를 매수했다", "월요일 개장하자마자 매수 완료했다"는 계좌 인증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성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3184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약 110억 원에서 58억 원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거래처 채권 손상 등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성기업은 지난 6일 밤 입장문을 내고 "한성마켓에 밀려드는 신규 가입과 넘치는 주문량, SNS에 올려주신 따뜻한 글을 보며 임직원 모두 놀라움과 함께 가슴 벅찬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 "기본에 충실한 정직한 식품 기업으로 남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온라인에서 확산한 '국산 원료 사용 기업'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한성기업은 "수입산 원재료도 사용하고 있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국산 원재료와 함께 다양한 국가의 원재료를 선별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단순한 일시적 품절 대란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소비자 정서, 개인투자자의 집단 행동이 맞물리며 브랜드 이미지와 주가에 동시에 영향을 준 보기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시장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응원 매수만으로 기업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성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3184억 원으로 전년보다 줄었고, 영업이익도 58억 원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한성기업은 입장문에서 "1963년 첫 항해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그래왔듯 누구나 안심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식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