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시민 최근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 1천만원 기부
또 다른 시민도 10여년간 매달 25권씩 꾸준히 기부 이어와
"인생의 꿈을 키워준 소중한 공간이 잘 되길 바랍니다."
지역 시립도서관들이 올해 신간 도서 구입 예산 대폭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어린 시절 공부하며 추억을 쌓았던 동네 도서관에 기부를 이어가는 '키다리 아저씨'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9일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 따르면, 익명의 시민 A씨는 지난 5월 해당 도서관에 1천만원 상당의 도서를 기증했다. A씨는 대구 출신으로 중·고교 시절을 이 도서관에서 보냈으며, 최근 도서관들이 자료 구입비 감소로 신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도서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대구시 소유 시립도서관 6곳의 자료구입비는 4억원으로 작년 8억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립도서관들의 올해 신간 구매 계획도 작년 4만6천249권에서 2만권으로 급감했다.
A씨는 "어린 시절부터 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예산 부족으로 시민들의 독서 기회가 줄어든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기증 도서를 동네 서점에서 직접 구매함으로써 지역사회와의 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지역의 중소 서점이 살면 지역 경제와 소상공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은 신간 도서를 최대한 많이 공급해 달라는 A씨 뜻에 따라 기증 도서를 상·하반기로 나눠 배치할 방침이다. 1차로 지난달 일반도서 310권이 기증 처리됐다. 오는 31일까지 4층 인문학 자료실에서 기증 도서를 바탕으로 한 북 큐레이션(책을 독서자의 취향에 맞게 선별하는 것) 서가를 운영한다.
또 다른 익명의 기부자 B씨 역시 같은 도서관에 7년간 신간 도서를 꾸준히 기부해 오고 있다. B씨는 지난 2020년부터 매달 도서관에 신간 도서 20여 권을 기부, 지금까지 기부한 도서는 총 1천340권으로 2천여만원에 달한다. 개인 기증자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B씨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의 홈페이지에서 정기 구입 도서 목록을 확인하고 도서관에 없는 책을 위주로 구입한 후 택배로 전달한다.
B씨도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이 옛 중앙도서관이던 시절 열람실을 이용하거나 책 대출을 많이 하곤 했다"며 "어릴 때부터 이용하던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며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윤재준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장은 "국채보상운동이 나라의 빚을 갚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던 민족 운동인 만큼 시민이 직접 도서관을 지키고자 나선 이번 기부가 더욱 상징적으로 느껴진다"며 "과거 우리 도서관을 이용했던 시민의 소중한 기부 덕분에 서가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