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도 하기 전에 어렵다"…관가 번지는 무기력
APEC 성공 개최했지만 "이번에는 어렵다" 회의론
국가 핵심 프로젝트의 '호남행'이 잇따르면서 대구경북(TK)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호남권과 유치 경쟁이 불가피한 일부 사업에 대해선 벌써 '어렵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연말 보도자료를 내고 G20 정상회의 유치 방침을 밝혔다. G20은 2028년 국내 개최가 예정돼 있다. 경북도는 유치가 가능한 행사군을 추린 뒤, 내부적으로 G20과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등을 유치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명분은 충분하다. 지난해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노하우가 있는 데다, 숙박·교통 인프라와 최첨단 국제회의 시설 등도 완비돼 있다. 또한 경북도·경주시는 대통령 탄핵 같은 악재 속에서도 정상회의 만찬장 조성이나 각종 시설 보강을 위해 예비비를 우선 집행하는 등 행정 역량도 갖췄다. 지난 5월 안동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경북은 지방에선 보기 드문 '글로벌 정상 외교 중심지'로 자리매김 했다.
2024년 6월말 발표된 APEC 정상회의 개최지 선정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는 지자체별 유치의향서를 접수한 뒤 올 하반기 혹은 내년 초 G20 개최지를 발표할 전망이다.
현재 유치 의향을 밝힌 곳은 경북 외에는 전남이 유일하다. 전남도는 통합특별시 출범 전인 지난 3월 G20 개최 의사를 천명했다.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 등을 연계한 분산 개최 전략을 밝혔고,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전남도는 경북도에 APEC 개최 경험 등 노하우를 문의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APEC과 비교하면 G20의 글로벌 파급력은 훨씬 크다. 경북도는 'POST APEC' 과제 중 하나로 G20 유치를 추진해 왔다.
경북이 가진 강점과 별개로, '과연 정부가 경북을 택하겠느냐'는 인식은 적지 않다. 정부가 호남에 반도체·인공지능(AI) 등 800조원을 투자하고, 산업단지 입지로 광주군공항이 결정되면서 더욱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TK 패싱이 노골화되면서 G20 유치에 힘을 싣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게 경북도의 고민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가 균형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TK의 성과를 타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반복되면 지역민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균형 발전은 호남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같은 논리에 따라 경북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APEC 이후 유치 가능한 국제행사를 검토한 뒤 G20 유치 방침을 밝혔다. 경북이 갖고 있는 각종 강점을 알리는 등 스스로 내실을 다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지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