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정치권서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비판 확산
안철수 "상폐 포함 교정 필요"…금융위원장·금감원장 파면 요구
실제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아…시장 충격·투자자 보호 사이 고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향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잇따라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심각성을 인지한 금융당국은 뒤늦게 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투자자 보호와 시장 충격 사이에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까지 거론되지만 이미 수조 원의 자금이 몰린 상품을 일괄 퇴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괴리율 확대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뚜렷한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하고 국내 ETF 시장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상품 출시 이후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ETF에 쏠리고 단기 과열 양상이 반복되면서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지난 5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질의답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비중이 주식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확대는 이런 쏠림 현상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가 조정 시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환매 증가 또는 포지션 리밸런싱(재조정)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면 일일 리밸런싱, 현·선물 차익거래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장점을 강조, 제도 도입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불과 열흘 만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견해로 바뀐 셈이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상장폐지를 포함한 강력한 시정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스피가 카지노로 전락했다"라며 "코스피는 시가총액의 60%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기업이 차지하는 가분수 구조"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레버리지 특유의 음의 복리 효과로 투자자 자산도 빠르게 증발하고 있다"라며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정책적으로 실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불허하고, 상관계수 0.70에 묶인 엑티브 ETF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에게 책임을 물어 파면해야 한다"라며 "두 수장은 전망도, 대응도, 대책 마련도 모수 실패했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삼전닉스 ETF의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도 지난 2일 "지금이라도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재점검해야 한다"라며 "개인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실제 상장폐지라는 초강수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특정 상품군을 일괄 상장폐지할 경우 투자자 피해는 물론 시장 신뢰 훼손과 정책 일관성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허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규제를 뒤집는 것 자체가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투자 규제와 위험관리 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레버리지 한도 조정이나 투자자 적격성 강화, 위험 고지 확대, 시장 변동성 관리장치 보완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오는 9일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관련 현안을 점검한다. 13일에는 금감원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두 자리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투자자 보호 방안과 시장 안정 대책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 과열과 투자자 보호라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렇다고 상장폐지로 해결할 사안도 아니다"라며 "당국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과도한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절충안을 얼마나 빨리 마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