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제일고 찾아 공식 사과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로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 야구부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인 6일 광주제일고를 찾아 공식 사과했다.
이날 배재고 야구부 선수와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 명은 광주제일고를 방문했다. 이효준 배재고 교장과 야구부 주장, 감독 등은 각자 작성한 자필 사과문을 낭독했으며, 이 교장은 "광주학생독립운동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말하던 중 눈물을 흘렸다.
배재고 야구부 주장은 먼저 "저희가 광주에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불편하셨을텐데 귀한 시간 마련해 주신 광주일고 관계자들과 광주일고 선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선수들과 학부모, 광주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으로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야구를 떠나서 인성이나 태도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다시 한 번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신적으로 큰 피해와 힘듦을 겪게 한 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고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많은 고통을 드렸다"며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사과문 낭독이 끝난 뒤 양교 야구부 주장은 악수하며 화해의 뜻을 나눴다.
광주일고 측은 사과를 위해 학교를 찾은 배재고 학생들을 위로하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당부했다.
사과문을 받은 광주일고 야구부 주장은 "우리 역시 다른 팀에 상처를 주는 원인이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눈물을 보이는 학부모와 고개 숙인 학생들을 향해 "배재고 학생들, 고개 들고 어깨 펴라. 여러분의 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위로했다. 이어 "다음에 만날 때 움츠리지 말고 당당하게 기량을 펼치며 멋진 승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멋진 용서의 모습"이라고 당부했다.
또 이 교장은 "광주일고 학생독립운동기념탑 휘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직접 내린 것이며, 1929년 학생독립운동 당시 배재학당 학생들도 함께 옥고를 치르며 공훈을 인정받았다"고 두 학교의 역사적 인연을 소개했다.
양교 선수들은 서로 마주 선 채 차례로 악수하며 화해의 뜻을 나눴다. 이후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내 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찾은 뒤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했다. 학생들은 묘역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헌화와 묵념으로 5·18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양교 모두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명문학교다. 선배들이 이룬 자랑스러운 전통이 한순간에 부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배재고 학생들, 고개 들고 어깨 펴라. 더 잘살기 위해 어깨를 움츠리지 말고 다음에 광주일고 학생을 만나면 멋진 승부를 펼쳐 주는 게 용서를 구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광주일고 야구부 감독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며 "그 실수는 반성하면 된다. 다시 그라운드에서 만난다면 정정당당하게 멋진 경기를 펼치자"고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사건이 알려진 뒤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배재고 역시 응원을 주도한 학생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교내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