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먹어온 젤리와 과자가 질렸다면? MZ세대는 냉장고에서 새로운 답을 찾고 있다. 익숙한 간식에 음료나 과일을 더해 얼리거나, 조합을 바꿔 새로운 식감과 맛을 만드는 '얼먹(얼려 먹기)' 레시피가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사실 얼려 먹는 문화 자체는 낯설지 않다. 아이스크림은 물론, 작은 요구르트나 음료를 냉동실에 넣어 먹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잘 벗겨지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를 이로 뜯다가 입안을 다치기도 하고, 손에 녹지 않게 급하게 먹던 기억도 익숙하다. 원하는 모양대로 초콜릿을 짜서 얼려 먹는 제품처럼 '얼려 먹는 재미'를 앞세운 간식도 오래전부터 판매돼 왔다.
달라진 점은 기성품을 그대로 얼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얼먹' 메뉴는 젤리다. 가까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젤리와 사이다만 사 오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넓은 밀폐용기에 젤리를 펼쳐 담은 뒤 바닥이 살짝 잠길 정도로 사이다를 부어 냉동하면 완성된다. 다만 사이다를 너무 많이 넣으면 젤리 본연의 단맛이 옅어질 수 있어 적당한 양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왜 젤리를 그대로 얼리지 않고 사이다를 넣는 걸까. 사이다의 단맛이 더해질 뿐 아니라, 기존의 쫄깃한 식감 대신 바삭하게 부서지는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수분이 더해지면서 잇몸이 아플 정도로 딱딱하게 얼어붙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테이프처럼 길게 이어진 젤리를 여러 겹으로 접어 얼리거나, 레몬즙이나 사과즙을 넣어 신맛을 더하는 등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지는 만큼, 젤리가 얼기를 기다리며 기대감을 키우는 것도 하나의 놀이다.
유행은 젤리를 넘어 다른 음식으로도 번졌다. 그릭요거트와 요거트는 물론 샤인머스캣, 수박 같은 과일, 초콜릿이나 초코 과자까지 냉동실로 향한다. 평범했던 간식도 얼리는 순간 색다른 식감과 맛을 내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맛있거나 독특한 조합을 발견하면 SNS에 영상을 올린다. '이 안아픈 젤리 얼먹.zip(모음집을 의미하는 말)', '얼먹하기 좋은 과자 TOP 4', '얼먹 젤리 100% 성공법'이라는 이름으로 레시피가 공유되고 있다. 이를 본 사람들이 다시 따라 하며 후기를 남기는 방식으로 특정 레시피가 입소문을 탄다.
'얼먹' 열풍은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돼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의 레시피가 입소문을 타면 비슷한 조합이 잇따라 등장하고, 또 다른 재료를 더한 새로운 얼먹이 탄생한다. 익숙한 간식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즐기려는 호기심과 직접 만들어 공유하는 재미가 만나, 냉동실이 새로운 간식 실험실로 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