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엄마'·지하철 안내방송 성우 강희선, 지병으로 별세…향년 65세

입력 2026-07-04 09: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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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강희선 성우의 생전 모습.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화면 캡처.
故 강희선 성우의 생전 모습.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화면 캡처.

유명 만화영화 '짱구는 못말려'의 봉미선(짱구 엄마) 목소리와 서울·부산 지하철 안내방송 등으로 널리 알려진 성우 강희선씨가 4일 새벽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만 65세.

강씨의 유족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전 2시 10분쯤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중경고와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배우를 꿈꾸기도 했지만, 지도교수의 권유로 성우의 길을 택했다.

서울예전 2학년 때인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입사한 고인은 1980년 방송 통폐합을 겪으며 KBS 성우 15기가 됐다.

2013∼2016년에는 KBS 성우극회장,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을 맡았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을 기억하는 데에는 1996년부터 맡아온 서울·부산 지하철 안내 방송이 있었다. 고인은 서울 1~8호선, 부산 1~4호선 더빙을 맡았다. 대구 지하철 광고에도 목소리가 실렸다. 다만 나중에 코레일이 운영하는 서울 1, 3, 4호선은 기계음으로 바뀌었다.

고인은 생전 출연한 '유퀴즈온더블럭'에선 음정의 변화가 없는 지하철 더빙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고인은 "가서 (기계음을) 들어봤더니 사람의 정서가 없더라"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는 고인을 '짱구는 못말려'의 봉미선 목소리로 기억한다. 고인은 같은 작품에서 '맹구'의 목소리도 맡았다. 이외에도 '무한지대 큐!', '비타민'등의 프로그램에도 목소리가 담겼다.

고인은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2018년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 등을 수상했다.

고인이 병마와 싸우기 시작한 건 지난 2021년부터다. 대장암 간 전이 진단과 함께 시한부 2년 선고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고인은 성우 활동을 놓지 않았다. 항암 치료를 47번 받는 동안에도 짱구 극장판 녹음을 14시간 30분 동안 진행했다고 한다. 지하철 안내방송을 병실에서 녹음한 일화도 전해진다.

아들 안은석씨는 고인에 대해 "항상 성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7시 4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