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장세에 '빚투' 강제청산 속출…증권사도 대출 빗장

입력 2026-07-03 10: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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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37조4천억원
증시 급락에 반대매매도 급증…증시 하방 압력 높여 악순환
당국 빚투 우려 속 증권사 증거금률 상향·신용한도 축소 움직임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대를 돌파했다가 다시 7000대로 밀리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이 위태로운 줄타기에 내몰리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운데 급락 때마다 반대매매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증거금률을 올리고 대출 문턱을 높이며 잇따라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조3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초(27조4207억원)보다 6개월 만에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달 24일에는 38조6328억원까지 올라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20조1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빚투가 불어난 배경에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5차례, 사이드카는 29차례 발동됐다.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간 기록(26차례)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 29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 중 97.99까지 올라 한국거래소가 지수를 공식 발표한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쏠린 데다 지난달 말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진폭을 키웠다.

문제는 하락 국면에서 빚투가 낙폭을 더 키우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 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가 투자자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늘어난다.

매도 물량이 장 시작 전 동시호가에 몰리는 만큼 낮은 가격에 체결돼 손실이 크고, 이렇게 쏟아진 물량이 주가를 더 끌어내려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반도체 대형주에 쏠린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손절, 마이너스통장을 동원한 개인의 강제 청산까지 겹치면 매도 압력이 단기간에 집중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1조1228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7076억원)보다 58.6% 늘었다. 상반기 전체로는 3조원 넘게 강제 청산이 이뤄졌다.

당국은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증권사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소집해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관련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신용융자 한도가 소진되면 미수거래로, 다시 매도금담보대출로 이어지는 '빚투 돌려막기' 구조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빚투 확산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도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일부터 증거금률 20~30%가 적용되던 일부 종목을 40%로 일괄 상향하고 증거금 만기 연장을 중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에쓰오일·크래프톤 등 12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기존 30~50%에서 100%로 올렸다. 증거금률이 100%가 되면 신규 신용융자와 만기 연장이 모두 막힌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신용융자 한도를 일시 제한했고, 키움증권은 일부 종목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증거금률을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빚투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사 한 프라이빗뱅커(PB)는 "2배 레버리지 ETF 수급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에 쏠려 있어 무질서한 가격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주식 매수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투자금을 차입한 경우 대출조건과 담보평가 기준, 반대매매 실행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만일을 대비해 미리 현금 또는 담보를 확보해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