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中企 부실 위험↑
5대 시중은행 금리 연 7% 돌파…원자재·부품 수입 비용도 폭등
中企 대출 건전성 빠르게 악화…가계 부채 1993조 사상 최대치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계·기업이 겪는 금리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은 기준 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대출 금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환율과 금리, 물가가 동시에 뛰는 '삼중고'가 현실화하면서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과 중소기업의 이자 비용이 올 하반기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계·기업 이자 부담↑
가계 부문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 상단은 이미 연 7%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단 기준 1%포인트(p) 이상 오른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6%에 육박하면서 변동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다.
문제는 가계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993조1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4조원 불어난 규모다. 특히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주택 관련 대출은 1분기에만 10조6천억원 증가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의 대출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원화 대출 연체율은 0.73%(5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합산 수치가 확인되는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0.50%였던 중소기업 연체율은 올해 4월 말 0.65%로 오른 데 이어 한 달 만에 0.08%p 더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 상승폭보다 가파른 흐름이다.
중소기업이 겪는 부담은 고환율과 고유가가 겹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도는 수준을 이어가면 원자재와 부품 수입 비용이 늘고, 국제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생산비 전반을 끌어올리기 대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가격 전가력이 낮은 중소기업은 늘어난 비용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원가와 이자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결국 대출 상환 능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수록 가계와 기업의 부담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고 상당수가 변동금리 구조에 묶여 있다.
가계 역시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상승이 소비 여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하고, 물가 불안이 다시 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경우 취약 차주와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연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까지 본격화하면 내수와 기업 투자 모두 위축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선별적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