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초연 '유앤잇', 2030년대 북성로 배경
AI 소재·기술 연출 미래적…인물 서사·관계는 아쉬움
지난해 수상작 '셰익스피스', 중극장 규모 업그레이드
불완전한 인물들 연대·성장 그려…NOL티켓 평점 9.9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하 딤프)의 또 다른 경쟁력은 창작 지원이다. 딤프는 단순 뮤지컬 상연을 넘어 1회부터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92편의 신작을 발굴해왔고, 우수작에 창작뮤지컬상을 시상하고 있다. 대구 공연장 전역을 뮤지컬로 물들이며 행사가 한창인 가운데, 올해 20주년에는 창작뮤지컬상 수상작 두 편이 공식초청작으로 돌아와 관객들과 다시 재회했다.
◆연출은 미래적, 서사는 아쉬운 '유앤잇'
2019년 제13회 딤프 창작지원작으로 초연돼 그해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유앤잇'이 지난달 20일, 21일 양일간 봉산문화회관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인간과 인공지능(AI)이 공존하게 되는 2030년대 북성로를 배경으로 한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편 '규진'이 기술로 아내 '미나'의 기억과 모습을 로봇으로 복원하면서 시작한다. 초연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이 지금처럼 일상화되지 않아 다소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보였던 소재가 이제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다만 인공지능이 단순 로맨스를 위한 장치에 머물러 아쉬움이 남았다.
극에 녹아든 다양한 기술 연출은 몰입도를 높였다. 홀로그램과 인터랙티브(상호작용) 기술을 결합해 배우의 움직임과 영상이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했고, 실시간 영상과 AI 이미지 기술도 활용했다. 후반부 미나가 규진을 떠나는 장면에서는 강렬한 레이저 연출로 존재가 빛 속으로 흩어지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다만 초연 이후 7년이 지난 만큼 시대에 맞는 서사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규진이 왜 미나를 끝내 놓지 못하는지, 두 사람이 어떤 사랑을 해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해진다면 후반부 미나가 떠나고 같은 감정이 반복되면서 늘어지는 부분의 아쉬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미나는 자신의 본업이 있음에도 생전에도, 로봇으로 복원된 이후에도 규진의 식사와 건강을 챙기는 돌봄의 역할에 머무는 비중이 크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술뿐 아니라 인물 관계도 현대의 감수성에 맞게 다듬어진다면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뮤지컬 '유앤잇'은 전국 투어와 하반기 런던 공연을 앞두고 있어 국내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작은아씨들'을 닮은 성장극 '셰익스피스'
지난해 제19회 딤프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셰익스피스'도 소극장에서 중극장으로 규모를 키워 올해 다시 딤프를 찾았다. 지난달 27일, 28일 대덕문화전당에서 4회차로 관객들과 만났다.
작품은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사실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1600년대 런던 변두리의 화원을 배경으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화원 주인 '로자'와 이곳에 모인 무명 극작가의 여동생 '로렌', 여장남자로 극단에서 위장 활동 중인 '리건', 지동설을 주장하다 끌려갈 뻔한 천재 소년 '페이지'. 어딘가 불완전한 네 인물이 서로를 응원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85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기승전결은 빈틈없이 전개됐다. 극 중 호외로 흩날리던 종이는 다음 장면에서 헤집어진 화원의 잔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등 소품 활용도 돋보였다. 과거와 현재를 한 시공간에서 교차해 보여주는 연출도 극의 몰입을 높였다. 지난해 초연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짜임새 있는 연출과 안정적인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
작품 말미에는 화원 가족 반대편에 선 '그린'까지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모든 인물을 헤아려준다. 또 복잡한 설정이나 메시지 대신, 꿈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자기 확신을 갖고 나아갈 용기를 건넨다. 작품은 NOL 티켓 사이트에서 평점 9.9를 달성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