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TK 패싱?…경주 APEC 유산, '아·태 AI센터' 호남선 탈까?

입력 2026-07-01 16:03:20 수정 2026-07-01 17: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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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정상회의 레거시 반드시 지켜야"…포항 중심 유치전 총력
광주도 '아시아 AI 허브' 앞세워 눈독…TK 대응력 또한번 시험대 올라

이재명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북이 APEC AI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AI 분야에 '800조원' 투자가 결정된 광주 또한 일찌감치 유치전에 나선 상태로 지역에선 'APEC 유산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 회원국 정상들을 상대로 역내 인공지능 협력 강화를 위해 'APEC AI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채택했다. 이니셔티브 핵심은 역내 AI 역량 강화와 혁신, 정보 공유를 담당할 상설기구인 'APEC AI센터' 설립이다.

센터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AI 기술 격차를 줄이고, AI 안전성과 책임성 확보, 연구·개발 및 실증 기반 구축, 국제 공동연구와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북도는 APEC 개최지라는 상징성과 APEC 레거시 활용 등을 내세워 포항을 후보지로 내세워 유치에 나서고 있다. 포항은 AI·디지털 인프라와 국제협력 연구 네트워크, 연구·실증 기반 등이 강점이다. 포항시, 경주시와 지역 정치권도 APEC 정상회의 성과 활용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명분 또한 충분하다. 국내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도시(1996년 서울, 2005년 부산)는 각각 APCTP(아·태 이론물리센터)와 APECC(APEC 기후센터) 등 APEC 관련 기구가 설립됐다.

대한민국 제1호 광역행정통합 자치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이 7월 1일 0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청사에 반도체 투자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호 광역행정통합 자치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이 7월 1일 0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청사에 반도체 투자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변수는 광주다. 광주시는 지난 3월 '아시아 AI 허브 도약' 구상을 밝히며, APEC AI센터 유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특히 지난달 29일 발표된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의 800조원 투자 계획으로 인해 광주의 구상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친명계로 꼽히는 민형배 초대 통합 전남광주특별시장의 경우, 국회의원 시절부터 'AI 국가시범도시 광주 포럼' 등을 추진하는 등 정부·여당의 전폭적 지원 속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대구경북(TK)은 호남권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발표 시점이 임박해서야 내용을 파악할 정도로 '병풍'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달 14일 보도자료에서 "호남에 반도체가 들어서는 게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호남에 투자가 이뤄지는 건) 반도체 후공정 집적화 단지 조성일뿐, 구미가 강점이 있는 반도체 전공정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도청 안팎에선 이를 두고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력·정보력 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선 7기부터 도지사를 보좌해 온 도 정무직 공무원들은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3월 대부분 면직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가장 성공적으로 개최한 APEC 정상회의 레거시인 AI센터마저 타 지역에 넘어간다면 지역민의 상실감은 매우 클 것"이라고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APEC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지방정부로서 국제무대에서 이미 역량을 검증받았고, AI 연구·산업을 아우르는 실증 기반까지 갖추고 있다"며 "APEC AI센터를 반드시 유치해 APEC 회원국의 공동 번영을 선도하는 글로벌 협력 거점이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