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도 국민에게 맡기나…공소심의회 추진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 비판

입력 2026-06-30 16: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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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법원 산하 공소심의회 설치 추진…기소 여부 시민들이 심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범여권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데 이어 기소 여부까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공소심의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률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소 판단을 비전문가에게 맡길 경우 객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고,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은 여론에 따라 기소 여부가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지난 26일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각 지방법원에 공소심의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소심의회는 검사의 공소 제기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관할 지역의 만 20세 이상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9명으로 구성된다. 심의 대상은 ▷부정부패 사건 ▷피해자가 불특정 다수인 금융·경제범죄 ▷조직폭력·마약·살인 등 중요 강력범죄와 성폭력 사건 등이다.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이나 '법왜곡죄' 사건도 심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고소·고발인과 피해자, 피의자 및 가족은 공소심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공소심의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도 심의를 개시할 수 있다. 공소심의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검사가 아닌 지방법원장이 지정한 변호사가 공소 제기와 공소 유지를 맡도록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사실상 폐지한 데 이어 기소 여부까지 외부 기구에 맡기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법률적 전문성이 필요한 기소 판단을 일반 시민이 맡게 되면 객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차장검사 A씨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비전문가인 일반 시민이 복잡한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리를 단기간에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증거능력이 없는 자료가 기소 결정의 근거가 되거나, 실제 재판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자료를 토대로 공소가 제기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건일수록 여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검장 출신 B변호사는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은 위원들이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심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법률과 증거가 아니라 정치적 분위기나 여론에 따라 기소 여부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