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호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전·후공정 팹(제조공장) 투자계획 발표를 놓고 "호남에 반도체 산업 투자를 반대하지 않는 데 한쪽에 몰방하면 안 된다. 호남과 TK가 같이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29일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에 출연해 "지금 국회에서 '호남에 몰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든 (투자) 조건은 기업이 정해야 한다. 정치나 행정에서는 지원만 해주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방향을 호남과 광주로 정한 모양인가 보다"며 "기업인들이 혹시나 (정부 눈치 보느라) 자기 목소리 못 내고 있을까 싶다. (정부가) 두려워서 말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정부 발표를 보면 다른 지역은 들러리로 올려 놓았다. AI와 로봇 이런 거를 한다고 몇십, 몇백조를 쓰겠다는데 이름만 덜렁 올려놨다"며 "핵심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정확하게 '800조 하겠다'고 했다. 2023년도에 반도체 첨단산업특별지원법을 만들었다. 비수도권은 부산하고 구미가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들어서 반도체는 비수도권인 광주에서 패키징과 후공정을 하겠다고 했다"며 "전 공정은 경북에 구미에서 한다고 정했다. 올해 1월엔 부산이 전력 반도체를 하기로 정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광주에 패키징뿐만 아니라 전 공정까지 다하겠다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구미 반도체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장이 380개 있다. 이렇게 되면 저쪽(호남)으로 공장이 다 이동해 기존에 구미에서 가동되던 공장은 정지 또는 취소된다. 생산에 완전히 차질이 빚어진다"며 "과거 구미에 있던 휴대전화 공장이 베트남으로 간 적이 있다. 소부장도 따라서 갔다. 당시 수출 1위였던 도시 구미가 지금 10위권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호남에 지원하는 걸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경북과 대구에도 뭔가 있어야 한다"며 "경북은 지금 있는 것마저 다 빼앗길 판이다. 비수도권으로 가는 건 좋은데 광주엔 패키징을 예정대로 하고 경북에 팹이 와야 한다. 나눠서 가야한다. 그래서 호남과 TK가 같이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호남과 광주) 한쪽에만 몰방하면 TK는 망한다"며 "호남이 잘 살아야 한다. TK와 부울경(부산·울산·경주) 그리고 지방도 같이 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제도라서 중앙정부에서 많이 결정한다. 정부에서 모든 것을 공모 사업을 한다. 그런데 이번처럼 기업의 목을 틀어서 한 군데 콕 찍어서 가라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때도 항상 공모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모두 균형 감각 있게 발전하도록 결정했다. 호남을 패싱(배제)하는 일이 없었다"며 "지난 (윤석열) 정부 때도 전라남도 광양 제철소 투자가 경북 포항제철소보다 더 많았다. 지금 정치권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 데 그건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공장이 비수도권으로 가는 건 찬성한다. 그러나 입지를 정하는 건 기업에서 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은 정치적으로 움직이면 안 된다. 기업의 목을 비틀지 말아달라. 우리 지역에서 열심히 싸우겠지만 당 차원에서 적극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5년내 D램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평택 공장에 5·6호기를 동시에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용인 국가산업단지는 7년 단축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투자는 애초 투자계획보다 12년 줄이기로 했다. 두 회사는 반도체 서남권(호남)에 800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충청권엔 81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