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모르는데도 친절했던 멕시코인들
번역 앱 활용해가며 현지인들과 교류, 취재
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후 과달라하라에 있는 미구엘 로드리게즈(40) 씨에게 연락이 왔다. 미구엘 씨는 기자가 과달라하라에서 몬테레이로 떠나기 전날, 기자를 집으로 초대해 멕시코 가족들의 끈끈함과 현지 사람들의 유쾌함을 한껏 즐기게 해 줘서 기사로 소개했던(23일자 매일신문 17면 '바모스, 월드컵') 그 사람이다.
"(한국의)월드컵이 끝나서 아쉽다. 과달라하라에 올 일이 있다면 꼭 연락해달라. 인사도 나누고 같이 술도 한 잔 하자"고 위로와 작별인사를 전한 미구엘 씨. 뭐 그리 빨리 돌아가냐고 묻길래 "회사 사정도 있고, 한국이 탈락하니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 식었다"며 씁쓸하게 답했다.
그러자 미구엘 씨는 "그런 일이 발생하면 멕시코에선 'Ni Pedo. primero lo que deja después lo que apendeja'라고 한다"고 말했다. '어쩌겠나, 노는 건 나중이고 일단 밥줄부터 챙겨야지'라는 뜻이란다.
이러한 소통 과정을 모두 구글 번역 앱으로 해결했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휴대전화 앱을 고르라면 단연 '구글 번역' 앱이다. 이 앱으로 질문하고, 답을 듣고, 기록했다. 그 덕분에 과달라하라 번화가에서 미구엘 씨와 친해졌고 집에 초대까지 받았다.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의 번화가를 돌아다니면서 기자 인생 중 가장 많이 남의 휴대전화에 사진이 찍혔다. 현지 사람들은 수줍게, 혹은 한국인 등 동양인을 처음 본 사람처럼 같이 사진 찍자고 했다. 그 요청을 뿌리치지 않고 다 들어줬다. 마치 연예인이 된 것 마냥 여기저기 열심히 사진을 찍어줬다. 그러고 나서 현지 시민들의 목소리도 듣고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기자가 맨 처음 멕시코에 간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한 건 외국어 실력이었다. 멕시코는 스페인어를 쓰는데 기자가 아는 건 'Hola'(안녕하세요)와 'Gracias'(감사합니다) 딱 두 단어뿐이었다. 저 두 단어만 알고도 약 10년 전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가기도 했으니 그 때의 배짱이 다시 살아나리라 믿고 멕시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행히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이 기자의 취재를 원활하게 도와줬다.
아울러 과달라하라에 있을 때 차풀테펙 거리에서 식사하던 기자를 끝내 끌고 나와 미구엘 씨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거리를 돌아다녔던 발레리아 히메네즈 씨, 멕시코 고추로 만든 소스를 팔면서 한글로 문구를 써서 한국인에게도 멕시코의 매운 맛을 소개하려 했던 니콜 타마우라 씨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발레리아 씨는 기자가 과달라하라를 떠나기 전 멕시코 식 프로레슬링인 '루차 리브레'를 보여주려 했으나 표가 매진되는 바람에 아쉬워했다. 니콜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멕시코에서 먹어봐야 할 것들을 알려주기도 했다. 모두 취재에 많은 도움이 됐다. 복 받으실 거다. 멕시코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