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신품종 '베타참외'·철원군 '러시멜로' 수확
기후변화로 농작물 피해 반복, 소비자 입맛도 변화
유통가는 이색과일 수요 겨냥·신품종 라인업 확대
베타참외, 러시멜로, 여름금파….
백화점·마트 매대에서 만날 수 있는 국산 신품종 과일·채소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재배환경이 달라진 데 따라 농가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진 결과다. 고당도·이색과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신품종 확대로 이어졌다. 유통가에선 다양한 신품종을 확보하고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데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전국 각지 신품종 개발 활발
경북 성주군은 올해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 함량이 일반 참외보다 70배 이상 많은 신품종 참외 '베타참외'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베타참외는 성주군 월항면 춘종묘가 개발한 품종으로, 성주군농업기술센터가 지역특화 시범 공모사업인 '기능성 참외 재배단지 육성사업'을 통해 재배 안정화 시설과 맞춤형 기술지도 등을 지원했다.
고당도·기능성·프리미엄 품종을 선호하는 농산물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도록 개발한 품종이라는 설명이다. 김주섭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전국 최대 참외 주산지인 성주의 축적된 재배기술과 탄탄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베타참외를 성주 참외산업의 새로운 성장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강원 철원군에선 신품종 멜론 '러시멜로'를 수확했다. 러시멜로는 일반 머스크멜론보다 당도가 15브릭스(Brix) 이상 높은 신품종이다. 철원군이 지난 2023년부터 춘천 세종바이오와 협력해 재배를 추진해 왔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러시멜로 첫 수확을 기념하는 특별 경매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철원군과 철원러시멜로생산자연합회는 이 같은 행사를 통해 러시멜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일본 홋카이도 특산품인 '유바리 멜론'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고급 특산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제주도의 경우 여름철에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신품종 쪽파를 개발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최근 쪽파 신품종 '여름금파'를 개발해 품종보호를 출원했다. 여름금파는 줄기 수는 적지만 줄기가 굵고 키가 커 개체당 무게가 무거운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 고온 조건에서도 잎끝이 마르는 증상이 적고, 전반적인 생육 상태가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기술원은 지난 2012~2019년 전라남도 무안 등지에서 국내 재래종을 수집하며 여름철 고온에도 안정적으로 자라는 쪽파 품종 개발을 추진해 왔다. 제주 지역은 전라남도, 충청남도에 이어 전국 세 번째 쪽파 주산지다. 다만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으로 인한 생육 부진과 병해 등으로 일부 농가에서 제한적으로 재배해 왔다.
◆신품종으로 기후변화 대응
최근 신품종 개발이 활발해진 건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커진 영향이 크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품종 개발과 같은 시도들이 이어진 것이다. 품종 개량으로 생육·생산 시기를 옮기거나 더위에 잘 견디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식이다.
고당도·이색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신품종 개발이 확대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품종을 중심으로 국산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산 농산물의 고부가 가치를 높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신품종 육성·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산 신선농산물 신품종 보급·활용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청년농을 포함한 수출 선도 농가를 중심으로 재배 매뉴얼 보급과 교육을 진행하고, 육묘·묘목, 영농자재, 상품화·마케팅 등을 제공한다. 중장기 국산 신품종 연구개발(R&D)도 지원한다. 신품종 육성·활용사업으로 국산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고, 농업인 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는 신품종 확보 경쟁
유통업계는 이색 과일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해 신품종 과일·채소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과일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신품종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올해 초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산지 특성에 따라 과육 식감과 당도가 뛰어난 '밀양 얼음골 사과'를 대형마트 단독 상품으로 선보였고, 딸기 신품종 '핑크캔디' '아리향' 등을 도입해 딸기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황금향과 레드향을 교배한 '제주 우리향'을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출시해 주목 받았다. 이 품종은 일반적인 만감류와 달리 껍질이 얇아 귤처럼 쉽게 먹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김동훈 롯데마트·슈퍼 과일팀장은 "전국 파트너사와 협력해 단독 산지를 확보하고 신품종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과일 선택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국내에서 개발한 신품종 배추 '아삭갓배추'를 올해 초 전국 10개 점포 식품관에서 선보였다. 이는 갓과 배추를 교잡해 개발한 신품종으로, 일반 배추보다 아삭하며, 단맛과 시원한 맛을 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농가와 협력해 신품종 농산물을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등 차별성 있는 식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경우 농협 하나로마트와 경북에서 육성한 신품종 딸기 '비타킹'을 알리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기술원은 지난 1월 30일~2월 1일 김천혁신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홍보행사를 진행했다.
비타킹은 기존 딸기 품종보다 비타민C 함량이 약 40%, 엽산 함량이 약 10% 높은 품종이다. 과실이 크고 향이 풍부하며, 신맛과 단맛 조화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원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신품종을 개발하면서 홍보·체험형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역 딸기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