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논란 속 대경권 포럼…"특정 지역 편중 안 돼, 시스템 반도체 키워야"

입력 2026-06-26 18: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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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엑스코서 5극3특 성장엔진 전략포럼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경권 5극3특 성장엔진 전략포럼'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대구시, 경북도, 산업연구원, 지역 기업·연구기관 관계자들이 대경권 성장엔진 육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민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구에서 열린 대경권 성장엔진 전략포럼에서도 반도체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대구시와 경북도,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반도체 투자 논의가 정치적 지역 배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은 26일 대구 엑스코에서 '대경권 5극3특 성장엔진 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산업부와 대구시, 경북도, 산업연구원, 대구정책연구원, 경북연구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HD현대로보틱스, 포스코퓨처엠, 아진산업 등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5극3특은 수도권 일극 중심의 산업 구조를 다극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의 국가균형성장 전략이다. 정부는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이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재정, 세제, 금융, 인력, 기술, 인프라, 규제 특례 등을 연계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투자 입지를 둘러싼 권역 간 논란이 커지면서, 이날 포럼에서는 대경권이 보유한 전자·자동차부품·로봇·소재 산업 기반을 반도체 성장엔진과 어떻게 연계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권역별 성장엔진을 분석한 김송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경권 반도체 산업에 대해 "반도체를 전국과 비교하면 대경권에 특화된 산업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구미를 중심으로 웨이퍼·소재·패키징·전자·IT 수요 산업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연계성이 강하다"며 "반도체 소재·부품 거점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의관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투자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역별 강점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평가해서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 미래 산업이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박시균 경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정부의 반도체 투자 전략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대구경북은 소재·부품의 거점인 만큼 특정 지역에 편중된 투자는 맞지 않고, 산업 중심의 투자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투자가 지역 기반을 무시하고 이뤄진다면 지역 기업들도 이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기반 산업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가 공동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반도체를 대경권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자동차·모빌리티와 로봇 산업이 국가 미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 산업의 핵심 부품인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대구경북이 선점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1위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인 텔레칩스의 남승연 대구연구소장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인력 확보가 곧 경쟁력인데, 수도권에서는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대구로 왔다"며 "3년 정도 대구경북 인력과 함께 일해 보니 실력이 굉장히 뛰어났다. 본사 인력보다 우수하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시스템 반도체 업체를 운영하는 한 기업 대표는 "앞으로 국가적으로 큰 사업이 될 분야가 자동차·모빌리티·로봇인 만큼, 이들 산업이 잘 성장하려면 시스템 반도체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대구경북이 패키징 등 제조 기반뿐만 아니라 팹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