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0' 발령에도 계단 걸어오른 경찰…창원 모텔 살인 CCTV 공개되자 '공분'

입력 2026-06-24 09:26:38 수정 2026-06-24 09: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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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창원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중학생 살인사건 당시 경찰의 초동 대응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재차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창원 모텔 중학생 살인사건 경찰 초동대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했다. 해당 영상은 피해자 측이 확보한 CCTV 영상으로, 사건이 발생한 모텔 건물 계단을 경찰관들이 올라가는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해당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가 제보한 것으로, 피해자 측이 어렵게 확보한 경찰 초동대응 영상이라고 게시자는 전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사건 당시에는 시민의 생명이 즉각적인 위험에 처한 상황에 발령되는 최고 단계 긴급 출동인 '코드 제로(CODE 0·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가 내려진 상태였다.

피해 학생들은 흉기에 찔린 상황에서도 두 차례 112에 신고해 모텔 이름과 객실 번호를 정확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자 측은 "아이들이 칼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던 순간이며, 상황의 심각성으로 최고 단계 긴급출동인 '코드제로'가 발령됐다"며 "당시 아이들은 목숨을 걸고 두 차례나 112에 신고했고, 모텔 이름과 객실번호(307호)까지 정확히 알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개된 CCTV에는 경찰관들이 건물 계단을 비교적 천천히 올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어슬렁 어슬렁 태평하게 출동하는 모습이 경악스럽다", "점심시간 끝나고 이 쑤시면서 사무실 들어가는 직장인들 같다", "지나가다 봐도 속이 터지는데 피해자 부모 마음은 어땠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위급 상황 대처가 항상 아쉽다. 현장 출동 경찰에게 상황에 맞는 권한도 줘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3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한 모텔에서 발생했다. 20대 남성 A씨가 중학생 남녀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이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뒤 모텔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조사 결과 피해 학생들은 A씨가 감금한 친구들을 도우러 갔다가 범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9년 9월 미성년자를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7월 강간죄로 징역 5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5년을 선고받은 보호관찰 대상자였다. 그러나 '성범죄자알림e'에는 창원시 의창구의 한 고시원에 거주하는 것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해당 주소지에 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 수시간 전에는 교제하던 20대 여성의 주거지에 흉기를 들고 찾아간 혐의(특수협박)로 경찰에 임의동행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약 2시간 동안 조사한 뒤 현행범이나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귀가 조치했다.

당시 경찰은 A씨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보호관찰소에 협박 신고 사실 등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중학생 유가족은 지난 1월 국가를 상대로 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기자회견에서 범행 이전 발생한 사건과 위험 신호, 보호관찰 제도 운영과 관계기관 간 공조의 실효성, 사건 이후 피해자 보호와 공적 설명이 부족했던 점 등을 거론하며 공권력 대응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