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모스, 월드컵] 'FIFA 팬 페스티벌'에 대한 유감

입력 2026-06-24 12: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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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은 공짜인데 나올 땐 지갑은 '텅'
FIFA의 '월드컵 상업성 강화' 비판 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보도자료. FIFA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11~19일 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보도자료. FIFA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11~19일 동안 'FIFA 팬 페스티벌'을 찾은 방문객이 200만명을 넘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FIFA 홈페이지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 도시에서 'FIFA 팬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를 같이 열고 있다. FIFA 팬 페스티벌은 경기장을 찾지 못한 축구 팬들에게 대형 스크린 경기 중계, 세계적인 음악 공연, 각 지역에 맞춘 볼거리 등을 제공해 경기장 밖에서도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공간이다.

이 행사에 대해 FIFA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듯하다. FIFA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열리는 FIFA 팬 페스티벌의 누적 방문객은 2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장 많은 방문객이 온 도시 세 곳은 모두 멕시코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시티에 52만7천100명, 몬테레이에 24만4천710명, 과달라하라에 21만8천424명이 몰렸다고 FIFA는 전했다.

과연 FFIFA의 주장처럼 IFA 팬 페스티벌이 호응만 있을까. 기자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현지인들에게 좋은 소리만 듣기는 어려워 보였다.

멕시코 몬테레이 파크 푼디도라에 있는 FIFA 팬 페스티벌 현장 모습. 이화섭 기자
멕시코 몬테레이 파크 푼디도라에 있는 FIFA 팬 페스티벌 현장 모습. 이화섭 기자

페스티벌 장소 입장 자체는 공짜가 맞다. 다만 최근 만연한 북중미 지역의 테러 발생 우려에 FIFA도 신경이 바짝 선 모양인지 입장하는 과정이 꽤 복잡하다. 검문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이 번거롭다. 그래도 이 부분은 안전을 위한 조치니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행사장에 들어서면 얘기가 다르다. 유료 공연이 있는 몬테레이 경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스크린 앞 공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1.44㎢(약 40만평) 가량의 파크 푼디도라(Parque Fundidora) 절반을 빙 돌아서 들어가야 한다. 가뜩이나 더운 몬테레이의 날씨에 식음료장 찾기 전에 더위 먹고 쓰러지기 딱 좋은 동선이다.

식음료 가격도 바가지 요금. 현지에서도 악명이 높다. 멕시코 현지 매체 '엘 피난시에로'(El FInanciero)도 지난 16일(현지 시간) 기사를 통해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 마련된 팬 페스티벌 현장의 비싼 식음료 가격을 지적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음료수 약 500㎖ 한 컵에 120페소(한화 약 1만원), 무알코올 맥주 2캔에 220페소(한화 약 1만9천원)에 판매한다. 기자도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의 팬 페스티벌 현장에서 맥주 가격이 140페소까지 올라있는 걸 보고는 목이 말라도 지갑을 닫았던 경험이 있다.

현지 편의점에선 같은 용량의 제품을 행사장의 10% 수준의 가격에 판매한다. 행사장은 바가지라는 게 틀린 말이 아니다. 게다가 음식과 음료를 외부에서 사서 들어가지 못한다. 행사장 안에서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멕시코 몬테레이 파크 푼디도라에서 열리는 FIFA 팬 페스티벌 부대 행사 중 하나인 가수 공연 티켓 판매 사이트. 23일(현지 시간) 공연 예정자로 한국의 R&B 가수인
멕시코 몬테레이 파크 푼디도라에서 열리는 FIFA 팬 페스티벌 부대 행사 중 하나인 가수 공연 티켓 판매 사이트. 23일(현지 시간) 공연 예정자로 한국의 R&B 가수인 'DPR IAN'이 나서는데 티켓 가격이 3천410페소, 한화로 30만원이 넘는다. 티켓마스터 멕시코(Ticketmaster Mexico) 제공

FIFA는 예전부터 월드컵을 너무 상업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북중미 월드컵의 진행 양상을 봤을 때 FIFA는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 중이다. 비판을 무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FIFA가 언제까지 이럴지, 월드컵이 끝난 후 이어질 상황을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이화섭 기자 lhsskf@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