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소년병들, 국가 상대 손배소 제기…"과거의 과오 인정해야"

입력 2026-06-23 16: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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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의무 없는 미성년자…법적 근거 없이 전선 투입"

왼쪽부터 소년병 박태승, 고(故) 장병율, 장성곤 어르신과 소송대리인 하경환 변호사. 하경환 변호사 제공
왼쪽부터 소년병 박태승, 고(故) 장병율, 장성곤 어르신과 소송대리인 하경환 변호사. 하경환 변호사 제공

6·25전쟁 당시 강제 징집된 소년병과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6·25전쟁에 참전했던 소년병 장성곤(93)씨와 박태승(93)씨, 고(故) 장병율·하명윤 씨 유족은 이날 대구지법에 정부를 상대로 위자료 각 1억원을 청구하는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원고 측은 "1950년 6·25 전쟁 당시 만 15∼17세로 병역 의무가 없는 미성년자였는데도 법적 근거 없이 정규군으로 전선에 투입됐다"며 "위법한 공권력 집행에 의해 청춘을 빼앗기고 삶이 부서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한국전쟁 중 소년병에 대한 인권 침해 '진실규명 결정' 이후 처음 제기되는 관련 국가배상 청구 소송이다.

당시 진실화해위는 "소년병은 병역 의무가 없으나 한국전쟁에 동원돼 생명권 침해, 육체적·정신적 피해, 학습권 박탈 등 사회적 피해를 본 사실이 확인된다. 국가가 소년병의 명예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구현해야 한다"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소송대리인 하경환 변호사는 "어르신들이 원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라며 "이번 소식을 듣고 만약 패소할 경우 소송비용을 함께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힌 시민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또 "국가는 70년 넘도록 소년병 문제를 외면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침묵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의 침묵을 시민들의 연대가 메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