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화약 권총 다룬 베테랑…접근성 높은 공기권총으로 사격 참맛 알리며 인재 발굴
"국가대표와 엘리트 지도자로 쌓은 모든 사격 경험을 고향에 쏟아붓겠습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사격 동메달리스트이자 오랜 기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선수를 지도한 김진일(45) 코치가 포항시민 곁으로 돌아왔다. 포항 항도초와 대도중, 포항고를 졸업한 그는 최근 포항시청 앞에 '사격에 빠지다'라는 공기총 사격장을 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누구나 즐기는 생활 체육으로 사격 저변을 넓히고 그 속에서 지역 유망주를 키워내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총을 잡은 김 코치는 고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던 2000년 1월 18세 나이로 상무에 입대해 일찌감치 엘리트 체육인의 길을 걸었다. 2018년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1위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휩쓸며 세계군인체육대회 최다 출전 및 최다 메달 기록을 세웠다. 주종목인 25m 화약 권총으로 4차례나 국내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국내외 대회 시상대에 선 횟수만 총 198회에 달한다.
수십 년간 화약 권총을 다뤄온 베테랑이 공기총 사격장을 연 까닭은 고향의 안타까운 사격 현실 때문이다. 김 코치의 학창 시절만 해도 사격 교기가 있는 학교가 11개나 될 정도로 포항에 총을 잘 쏘는 선수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송도중 상도중 대도중 포항고 4곳밖에 남지 않았다. 후배들 층에서 이렇다 할 선수가 없어 명맥이 탁 끊긴 현실에 그는 포항을 다시 사격 잘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2011년부터 상무에서 훈련지도 부사관으로 활동하며 국가대표급 선수를 육성했던 경험은 생활 체육 현장에서도 여과 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전문 스포츠 지도사와 체육 실기 교사 자격을 두루 섭렵한 덕에 초보자가 겪는 막막함을 단번에 짚어낸다. 좋은 코치를 만난다고 무조건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행착오를 줄여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는 굳은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사격장 내부에는 초보자와 학생이 안전하게 집중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레이저 정밀 타겟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코치의 맞춤형 교육 소문이 나면서 포항과 경주 지역에서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현역 선수들도 전문적인 포인트 레슨을 받으러 온다. 사격에 갈망이 있던 일반인 수요도 많다. 어릴 적이나 고교 시절 총을 쏴봤던 사람들이 다시 대회에 나가고 싶다며 사격장을 찾고 있다.
김 코치는 "총성이나 반동보다 집중과 반복 스스로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진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며 사격이 가진 긍정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학교 운동부에 입문하기 전 놀이처럼 총을 쏴볼 수 있는 공간이 지역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곳이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겐 즐거운 추억으로 남고 학생에겐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