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아내 남겨두고" 20대 계약직, 깁스한 채 지게차 몰다 참변…어쩌다

입력 2026-06-22 20:50:5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지게차 전도 사고 현장. 제주소방본부
지게차 전도 사고 현장. 제주소방본부

제주시 한 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 20대 직원이 지게차에 깔려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해당 직원이 무면허 상태에서 다리 부상으로 깁스를 한 채 지게차를 운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하귀농협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사고 경위와 안전 관리 실태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오후 3시 33분쯤 제주시 애월읍 한 농협 하나로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20대 A씨가 지게차를 몰다 옆으로 쓰러진 지게차에 깔렸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날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유가족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사고 당시 지게차 운전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로 업무에 투입됐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A씨는 해당 하나로마트에서 아르바이트로 일을 시작해 지난해 8월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주된 업무는 농산물 판매였으나 지게차 운전도 해야 했다.

사고가 난 지게차는 3t 미만으로 관련 교육 16시간을 이수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A씨는 교육을 받지 않아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달 7일 다리를 다친 뒤 사고 당일에도 깁스를 한 채로 근무했다. 그는 경사도가 높은 출구를 오르던 중 문제가 생겨 지게차를 멈췄고, 이후 지게차가 전도되며 깔림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올해 초 결혼해 2주 뒤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였다.

유족 측은 "무면허로 지게차를 운전하는 것을 알고 평소에도 만류했지만, '지게차 운전을 안 하면 회사를 못 다닌다'고 했다"며 "지난 7일 다리를 다쳐 더 쉬고 싶다고 했지만 연차를 사용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고 했다.

특히 유족 측은 "곧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어서 연차를 아끼려 했고, 결국 사고 당일까지 깁스를 한 채 근무했다"며 "지게차는 양발로 조작하는 장비인데 다친 상태에서 운전하게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같은날 성명을 내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노동자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 판매시설에 대한 전면 근로감독과 지게차 등 이동식 장비 안전기준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마트 측은 "지게차 자격 유지 기간이 10년이기 때문에 고인의 자격 유무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며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