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풀필먼트, 1년 새 5500여명 증원 '개별기업 2위'…그룹 고용은 SK 제치고 4위로
6246억 역대 최대 과징금·1분기 적자에 지방 물류·고용 투자 차질 우려
지난해 국내 주요 3500여개 기업 가운데 쿠팡의 물류센터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그룹 전체 고용 인력도 SK그룹을 제치고 국내 4위에 올랐다. 식품사막이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로켓·새벽배송 물류센터를 확장하며 청년 고용을 늘린 결과다. 다만 올해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6200억원대 역대 최대 과징금 등 정부 조사 처분이 잇따르면서 고용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대 그룹 고용 줄 때…지방 물류·고용 투자로 역주행
22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02개 대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의 2024~2025년 고용 변동을 분석한 결과, 고용 1만명 클럽에 가입한 국내 계열사 중 재작년 대비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든 곳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였다. 재작년 7만8159명이던 고용 규모가 지난해 8만3676명으로 1년 새 5517명 늘면서, 삼성전자(12만2748명)에 이어 개별 기업 고용 증가 2위를 기록했다.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상위 5대 기업에서도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1위를 차지했다. HD현대중공업(4300명)과 SK하이닉스(2200명)가 뒤를 이었고, 쿠팡 주식회사(1211명)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1161명)가 각각 4·5위에 올랐다.
물류센터 고용 효과에 힘입어 쿠팡그룹 고용 인원은 최근 1년 새 8250명 증가하며 10만8131명을 돌파했다. 그룹 전체로는 삼성(28만3830명), 현대차(20만1540명), LG(14만4089명)에 이어 4위로, SK그룹(10만4602명)을 제쳤다.
한국CXO연구소는 "작년 10만명 클럽에 가입한 5개 그룹 중 쿠팡만 유일하게 8200명 넘게 늘었고, 나머지 4개 그룹은 일제히 직원 수가 줄어 1만2375개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최근 1년 새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고용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 LG그룹은 같은 기간 직원이 5370명, 삼성전자는 660명 줄었다.
쿠팡 일자리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부산·광주·울산·제천 등에 3조원을 투자해 지방에 9개 이상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청년 중심으로 1만명 이상 신규 인력을 고용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전체 신규 일자리의 80% 이상이 비서울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동반한 신규 물류센터가 잇따라 문을 열었다. 2024년 11월 충북 진천 물류센터(200억원 투자·400명)와 2025년 1월 전남 장성 물류센터(150억원·450명)에 이어, 2025년 2월 경남 김해 풀필먼트센터(1930억원·1450명), 같은 해 9월 대구 스마트물류센터(618억원·800명)가 가동에 들어갔다. 앞서 2024년 10월에는 호남권 최대 규모인 광주첨단물류센터(2000억원 이상·2000명)가 운영을 시작했다.
'식품사막'이 많은 지방에 로켓·새벽배송 수요가 늘면서 출고·입고·재고관리 등 물류센터 인력은 물론, 이를 배송하는 기사도 함께 증가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간접고용하는 위탁 배송기사(퀵플렉서) 인력은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물류센터의 AI 기반 자동화 확대도 고용에 기여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인공지능(AI)·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을 늘린 전국 풀필먼트센터에 자동화 설비 관리 등을 담당할 기술 인재를 늘렸고, 자동화 인력은 2024년 하반기 330명에서 2025년 하반기 750명으로 급증했다.
◇6246억 역대 최대 과징금에…'고용 확대'는 불투명
그러나 올해에도 쿠팡 고용이 꾸준히 늘어날지는 변수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촉발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으로 올해 1분기 3500억원의 적자를 냈고, 최근 정부로부터 6246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모회사 쿠팡Inc의 지난해 영업이익(6790억원)에 맞먹는 규모로, 5억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메타에 대한 유럽 당국의 과징금(38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쿠팡Inc는 최근 "올해 2분기 실적에 개인정보 사건 과징금이 반영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쿠팡Inc의 영업이익 흑자 규모가 1500억~2000억원 수준에 그쳤던 만큼, 2분기 실적도 적자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의혹에 대한 동의의결을 기각하고 과징금 부과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 조사에 따른 처분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가 물류·고용 투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쿠팡은 부산 풀필먼트센터(3000여명), 제천 물류센터(500여명), 김천첨단물류센터(500여명) 등 신규 지방 일자리를 창출할 물류망 건립을 2027년까지 진행 중이다. 수도권을 넘어 지방의 로켓·새벽배송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가 투자 계획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곤두선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 해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경영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에 물류센터 확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쿠팡의 고용 창출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지만, 과징금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고용 창출 흐름이 둔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