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택시기사 몰던 차량 갑자기 질주
부산서도 70대 운전자 사고로 5명 사상
전문가 "운전 능력 측정 시험 도입 필요"
고령 운전자의 조작 미숙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고령 운전자의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운전면허 적성검사 과정에서 실제 운전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오전 8시 37분쯤 대구 서구 중리동 국채보상로 190번지 일대에서 70대 택시 기사가 낸 다중 추돌 사고로 10명이 다쳤다. 전날 오후 1시쯤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날 출근 시간대 대구 서구에서 발생한 9중 추돌사고는 개인택시 기사 A(74)씨가 중리네거리에서 신평리네거리 방향으로 소나타 택시를 운전하던 중 앞서가던 QM6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는 편도 4차로 가운데 3차로 내리막길을 주행하고 있었다. A씨 차량에 추돌당한 QM6 차량은 충격으로 왼쪽으로 튕겨 나가면서 2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A씨가 몰던 택시는 최초 충돌 지점에서 약 50m 더 전진한 뒤, 앞쪽 교차로 3·4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4대를 다시 들이받았다.
경찰은 A씨의 운전 조작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날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도 낮 시간대 도심 도로에서 70대 운전자 B씨가 비슷한 사고를 내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B씨 역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고 직후 주변에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데이터포털에 따르면 국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5년 23만2천건을 기록한 이후 2024년 19만6천건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2015년 2만3천건에서 2024년 4만2천369건으로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5건 중 1건 이상(21.6%)이 고령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셈이다.
지난달 기준 대구지역 택시(법인·개인) 기사 연령대별 비율을 보면 ▷60대 45% ▷70대 27% ▷80대 1.3% 등으로, 60~70대가 전체의 약 72%를 차지한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운전면허 적성검사 과정에서 운동신경과 신체 능력을 보다 정확히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정신적 이상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별도의 평가를 통해 위기·돌발 상황 대처 능력과 신체 반응 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검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