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구IC 비탈면엔 아직도 '세계 속의 패션 대구'
칠곡IC는 경관조명·조형물 설치…관문도시 이미지 개선 나서
대구의 대표 관문인 북대구IC 일대가 30년 전 산업도시의 흔적을 담은 채 사실상 방치되면서 도시 경쟁력에 걸맞은 관문 경관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루 수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대구의 얼굴이지만, 첨단산업도시로 변모한 현재의 위상과는 동떨어진 과거의 상징물이 여전히 첫인상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대구IC는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로 진입하는 핵심 나들목으로 신천대로와 연결돼 연간 1천200만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지역이다. 외지인이 대구를 처음 마주하는 대표 관문이지만 경사면에는 '푸른 대구 밝은 미래, 세계 속의 패션 대구'라는 문구가 지금도 남아 있다.
해당 문구는 1997년 공사를 시작해 2000년 4월 완공됐다. 그러나 현재 대구의 산업 구조는 섬유·패션 중심에서 미래모빌리티와 2차전지, 로봇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편된지도 몇년이 지났다. 도시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는 홍보 문구가 30년 가까이 대구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장례식장 간판에 가려진 도시 이미지
대구시는 그동안 북대구IC 일대 경관 개선 필요성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하지만 문구가 설치된 비탈면 바로 아래로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어 공사 난도가 높은 데다 수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선 작업은 번번이 무산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민선 8기 들어 해당 시설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해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구 관문 경관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동대구IC 인근에서는 대형 장례식장의 붉은색 네온사인 간판이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도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도시 이미지를 쇄신하려던 시기에 장례식장 간판이 대구의 첫인상으로 비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후 대구시 등의 요청으로 간판 조명은 녹색 계열로 변경됐지만 지금도 일부 외지인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민간 아파트가 된 대구 관문의 랜드마크
화려한 외관으로 화제를 모았던 월배2차아이파크는 어느새 대구 관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16년 입주 당시만 해도 독특한 외벽 디자인을 두고 "너무 화려하다", "아파트답지 않다"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달서구 월배권에 위치한 월배2차아이파크는 세계적인 건축가 벤 판 베르켈이 설계에 참여해 다채로운 색상을 활용한 입면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같은 설계는 당시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 건축설계사무소 UNStudio 관계자들은 설계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며 색상 배치와 시공 방식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내륙고속지선 인근에 위치한 입지 특성상 고속도로 이용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아이파크가 보이면 대구에 다 왔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도시를 대표하는 관문 경관 역할을 공공시설이 아닌 민간 아파트가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 칠곡IC는 경관개선 추진…북구 관문 새 단장
대구 북부권 관문인 칠곡IC 일대에서는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경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와 북구청은 칠곡IC 네거리 주변 관음동·태전동 일원에 경관 조명과 '대구 북구'를 알리는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는 진입관문 경관 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대구시 경관개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시비 1억5천만원이 투입된다. 어두운 도로 환경을 개선하고 보행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북부권 관문에 걸맞은 상징 경관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3년간 도시 관문 이미지 개선을 위해 총 12억5천만원 규모의 경관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4년 반야월삼거리 경관개선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혁신도시 앞뜰 조성과 침산공원 서편 옹벽 경관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는 4억5천만원을 투입해 '밤이 빛나는 동대구로 만들기'와 칠곡IC 일원 경관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등 주요 진입 관문의 경관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