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한 벌에 담긴 두 나라의 우정"… 대구 중학생들, 슬로베니아 학교 찾은 이유는?

입력 2026-06-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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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성경복중·소선여중, 지난달 7박 8일간 국제 교류 활동
셀예 2초등학교 찾아 학교 교육 체험·주요 명소 투어 진행

최가경 협성경복중 교장이 셀예 제2초등학교 토마쉬 교장에게 한국에서 직접 준비해 온 교복을 입혀주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최가경 협성경복중 교장이 셀예 제2초등학교 토마쉬 교장에게 한국에서 직접 준비해 온 교복을 입혀주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협성경복중, 소선여중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 온 교복을 입혀주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협성경복중, 소선여중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 온 교복을 입혀주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교복 한 벌이 두 나라의 미래를 이어줄 겁니다."

국경을 넘어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온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구 협성경복중학교와 소선여자중학교 이야기다. 협성중, 소선여중 남녀 학생 19명은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7박 8일간 슬로베니아 '셀예 제2초등학교(2nd Primary School)'를 방문해 뜻깊은 교류 활동을 펼쳤다. 슬로베니아는 인구 약 200만 명이 사는 작은 나라로, 바다와 호수·알프스산맥을 품은 중부유럽의 숨은 보석으로 불린다. 슬로베니아 동부 셀예시에 위치한 셀예 제2초등학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한국의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9학년까지 재학 중인 남녀공학이다.

양국의 학생들이 학교 소개 시간을 통해 각각의 교육과정, 학교문화, 학생활동 등 학교 전반의 내용들을 공유하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양국의 학생들이 학교 소개 시간을 통해 각각의 교육과정, 학교문화, 학생활동 등 학교 전반의 내용들을 공유하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국제 교류 통해 글로벌 감각 '쑥쑥'

이번 방문은 학생들이 국제 교류를 통해 글로벌 시각을 키우는 민간 외교관으로의 역할을 경험하고 미래 지향적 진로 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괄 책임자인 최가경 협성경복중 교장을 중심으로 김우진(협성경복중), 박진성·김민하(소선여중) 교사 등 총 4명이 동행해 학생들의 교류 활동을 지원했다.

방문단은 현지 학생·학부모·교사 등 교육 공동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서로의 학교생활과 문화를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한국의 학생들은 현지 학생들의 가정에 1대 1로 머물면서 슬로베니아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관습, 식생활 문화 등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양국의 학생들은 학교 소개 시간을 통해 각각의 교육과정, 학교문화, 학생활동 등의 학교 전반의 내용들을 상세히 공유했다. 이어 학교 탐방, 수업 참관, 협력 수업, 특별 활동(미술·스포츠·요리), 워크샵, 동서양 퀴즈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슬로베니아의 교육환경을 직접 경험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활동의 하이라이트는 협성경복중이 몰래 준비한 '교복 선물' 행사였다. 최가경 교장은 셀예 제2초등학교 토마쉬 교장에게 직접 점퍼 형식의 교복을 입혀주며, 교복 가슴에 달린 학교 마크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한국의 학생들도 20여 벌의 교복을 슬로베니아 학생들에게 입혀줬고, 현지 학생들은 처음 입어보는 한국 교복에 한껏 들든 모습을 보였다.

김우진 교사는 "교복은 단순한 선물을 넘어 협성경복중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두 학교가 나누는 우정의 의미를 담은 상징"이라며 "아이들이 교복을 입혀주며 서로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슬로베니아의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문화유적지를 탐방에 참여했다. 19일에는 수도 류블랴냐 시내, 해안도시 피란, 블레드 호수, 포스토이나 동굴 등 주요 코스를 따라 버스 투어를 하고, 20일에는 셀예시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류블랴나 성을 방문해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한껏 느꼈다.

최가경 협성경복중 교장은 "국제 교류는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깊은 마음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을 배우는 가치 있는 교육"이라며 "이번 만남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를 품는 큰 꿈을 꾸는 글로벌 인재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협성경복중, 소선여중 학생들이 수업 참관, 특별 활동(미술·스포츠·요리), 워크숍 등에 참여하며 슬로베니아의 교육환경을 직접 경험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협성경복중, 소선여중 학생들이 수업 참관, 특별 활동(미술·스포츠·요리), 워크숍 등에 참여하며 슬로베니아의 교육환경을 직접 경험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협성경복중 제공

◆스포츠축제 만남 계기로 교류 시작

한국과 슬로베니아, 언뜻 보면 크게 접점이 없어 보이는 양국의 교육·문화 교류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법인 협성교육재단 신철원 이사장과 당시 셀예 제2초등학교 이고르 토플레 교장이 지난 2012년 대구에서 열린 '제46회 국제청소년스포츠축제(ICG)'를 추진하기 위해 만나면서다. ICG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12~15세) 스포츠 대회다.

당시 ICG 위원장과 제46회 ICG 운영위원장이었던 두 사람은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미래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했다.

첫 시작은 지난 2016년 재단 산하 영천 금호중과 셀예 제2초등학교의 국제 교류 업무협약(MOU) 체결이었다. 이후 두 학교는 오랜 기간 상호 방문과 온라인 교류를 지속해 왔고, 이러한 교류가 소선여중·협성경복중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셀예 제2초등학교 학생들이 대구를 방문해 협성경북중 학생들의 가정에서 1대 1로 머물며 학교와 대구 주요 명소를 돌아보는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협성경복중은 이번 방문에서 셀예 제2초등학교와 MOU를 맺으며 향후 좀 더 본격적인 국제 교류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신철원 협성교육재단 이사장은 "양국의 국제 교류 활동은 우리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배움의 장"이라며 "앞으로도 재단 산하 중학교들과 셀예 제2초등학교의 우정과 교류가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